인사·외교·경제…숨가쁜 80일, 文 '첫 삽' 뜨고 여름휴가

[the300]5년짜리 산행의 첫 발, 정부구성-재정전략·세제 방향 제시 등

김성휘 기자 l 2017.07.24 14:19
3박 5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서울공항에서 귀국보고를 마친 뒤 박수를 받으며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인사와 정부개편, 일자리 예산(추경), 외교 순방, 경제…. 

취임후 약 80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초 정부세팅을 마치고 비로소 한 박자 쉬어가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여름휴가이자 사실상 첫 휴가를 7월말-8월초에 보낼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주어진 연차(21일) 내에서 휴가를 다 쓰겠다고 밝혀왔다.

5월10일 취임한 문 대통령은 24일 현재 취임 76일째다. 27~28일 기업인 간담회를 마치면 취임 80일을 맞는다. 정상적 대선이라면 보통 67일 안팎의 대통령직 인수기간을 갖는다. 청와대 참모인사, 내각인사, 정책점검을 위한 기간이다. 정부개편은 내각인사와 맞물린다. 대선공약사항을 정비, 실제 정책으로 연결시키고 이전 정부로부터 승계할 것은 승계한다.

인수위 기간 없이 곧장 취임한 문 대통령에겐 첫 80일이 바로 인수위 기간이었다. 그사이 새 정부 기틀잡기에 매진했다. 핵심 과제에 대해 급한 불을 끄거나, 최소한 첫 삽은 뜨고 방향을 제시했다. 

한 달까지는 '인사'가 최대화제였다.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 비서실장 등 참모진과, 경제부총리 국가정보원장 등 한시도 비워둘 수 없는 자리를 인선했다. 외교부장관 보훈처장에 여성 기용 등 파격성에 문재인정부 개혁 컬러를 드러낼 메시지를 담았다. 정책행보도 개시했다.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가 대선공약을 재점검하고 100대 국정과제로 추리기 시작했다.

두 달째 접어들며 '일자리 추경'으로 이름 붙인 추가경정예산안을 짰다. 문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추경안 통과를 요청했다. 중소벤처기업부를 탄생시키는 등의 정부조직개편안도 마련했다. '위장전입' 으로 상징되는 내각 인사 논란도 거쳤다. 흔들리는 듯했지만 이내 고비를 넘겼다.

외교·안보도 '급한불'이었다. 가뜩이나 전임정부 말 정상외교가 실종되다시피 했는데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올리며 도발을 감행했다. 문 대통령은 6월말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한미 동맹과 안보 공조를 재확인했다. 역대 대통령중 취임 후 가장 짧은 기간 내 미국으로 날아간 기록이다. 이달 초 독일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선 다자외교에 데뷔했다.

그사이 국정기획위가 활동을 마무리했다. 뒤이어 문 대통령이 이틀에 걸쳐 직접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마침내 증세 깃발을 올렸다. 초고소득 법인개인에 대한 법인세·소득세 개편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한다. 국회에 공이 넘어갔다.

정권 초란 특성을 감안해도 이처럼 '뉴스'가 많았던 기간은 드물다. 그만큼 숨가쁘게 달린 결과다. 문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를 통해 정부개편이 확정공표되면 벤처부장관 등 남은 인사를 마무리한다. 이어 한 박자 쉬면서 국정구상을 가다듬는다. 

물론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휴가를 마치면 곧 '취임 100일'(8월17일)이 다가온다. 첫 100일은 정부 5년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간이다. '핀셋' '표적' '사랑과 존경' 등 명칭이 어지러운 세제개편이라는 고개도 곧 넘어야 한다. 

등산을 좋아하는 문 대통령으로선 5년코스 산행에 이제 첫발을 뗐을 뿐이다. 문 대통령은 여름휴가 기간 남은 장거리 주파를 위해 배낭을 점검하고 신발끈을 조여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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