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청문보고서 '부적격'…文정부 출범후 처음(상보)

[the300]13일 산자중기위서 채택, 총체적 문제 지적…與, 보고서 채택 전 朴 자진사퇴 설득 실패

조철희 이건희 기자 l 2017.09.13 16:14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관계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됐다. 정치편향적 역사관과 창조과학 종교관 등에 대한 논란이 명확히 해명되지 못하고, 중소기업·벤처산업·소상공인 등에 대한 전문성도 인정받지 못하면서 결국 국회에선 낙제점을 받았다. 국무위원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3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했다. 보고서는 박 후보자가 정직성과 소신이 부족하고, 업무 수행에 있어 종교적 중립성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창업 벤처 관련 경험은 있으나 중소기업정책, 소상공인, 상생협력정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준비가 미비하다고 진단했다. 전문성, 행정경험, 정무적 감각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 채택 전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설득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알려진 여당은 부적격 의견 보고서 채택을 반대했으나 물리적으로 처리를 막지는 않았다. 여당 측은 야당이 일찌감치 부적격 의견으로 청문회에 임했고, 후보자의 종교나 사상 같은 양심의 문제를 가지고 판단했다고 반발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오전 예정이었으나 오후로 미루면서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압박키도 했다. 여당 측이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설득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고, 이날 오후 3시를 데드라인으로 정했다. 앞서 청문회 과정에서 여당 측 의원들도 박 후보자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으며 부적격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결국 여당의 동의 없이 부적격 보고서가 채택됐고, 여당은 이같은 결과에 유감을 표명했다. 산자위 여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이번 처리 과정에서 원만히 협의되지 못한 것은 여당 간사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인사 문제에 발목잡기를 하고, 정부 출범 이후 전혀 일할 수 없게 만든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청문제도는 보다 좋은 후보자를 국민들께 드린다는 의미에서 국회 몫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자의 적격·부적격을 전제하고 청문회를 시작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후보자의 이념이나 사상, 종교, 양심의 문제를 가지고 부적격 판단해서 청문회를 해야 되는 것은 절대로 안된다고 생각한다"고말했다.

한편,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실시된 10년간 인사청문을 거친 후보자 중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부적격 채택된 경우는 2건이었으나 모두 장관으로 기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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