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국감]추미애 '언어폭력' 비난에 野 고성 항의…한때 파행

[the300]홍문종 "우리가 저쪽에 앉았던 게 어제같다"…野, 심재권 위원장에 '불공정 진행' 사과요구

박소연 기자 l 2017.10.12 23:07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지적을 '언어폭력'이라고 비난하자, 야당 의원들이 집단으로 항의해 한때 파행을 빚는 일이 벌어졌다.

추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회의적 입장을 표명하며 '코리아 패싱'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코리아 패싱'은 '패스트 어웨이(past away·사망) 느낌을 준다. 국가에 유고가 생긴 것처럼 기분나쁜 용어를 쓰는 예는 없을 것"이라며 "국가에 대한 언어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야당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두고 '망나니 같다'고 언급한 것도 모욕적이라고 지적했으며, 야당이 강 장관을 향해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다'고 한 것도 여성 장관이란 이유로 무시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리가 저쪽에 앉았던 게 어제 같다. 여당 대표라고 야당을 꾸짖듯이 하는 말씀은 좀 그렇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홍 의원은 "얼마나 위중하면 우리가 이런 말을 할까 생각해 보라. 우리도 옛날에 야당 말을 들었으면 좋았겠다는 말을 했다"며 "오랜 시간 남아서 말꼬리를 잡는데, 언제 우리가 대한민국 유고라고 얘기했나. 문재인 대통령과 대한민국이 잘 됐으면 좋겠다, 한미동맹이 안 깨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또 "저희가 하는 얘기를 마치 아무 생각 없이 여성장관을 어떻게 하는 것처럼 말하지 말라. 여당 같았으면 저희도 집에 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가 여성장관이라고 무시하는 것 같나"라고 강 장관에게 질의했다.

강 장관은 "제가 외교부를 맡아 상황이 굉장히 어렵지만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주영 의원도 "집권여당 대표가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은 부적절하다"며 "문정인 특보에 대해 망나니 수준의 위험 인물이라고 표현한 것은 '한미동맹이 깨지더라도 전쟁은 안된다' 등 위험한 발언을 하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그런 위험을 느끼고 있어서 (국민을) 대변해 그런 말을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미애 대표는 남의 눈의 티끌은 보고 자신의 눈의 대들보를 보지 못하는 말씀"이라며 "(추 대표는) 김이수 헌재소장이 부결됐다고 야당을 향해 땡깡이다, 골목대장질 했다고 표현했다"고 거듭 항의했다.

이에 심재권 외교통일위원장이 국감과 관련된 발언을 하라고 이 의원의 언급을 중단시키자, 야당에서 고성으로 항의하고 여당도 고성으로 맞서면서 한때 국감이 파행했다.

야당 의원들은 심 위원장이 추 대표의 발언은 막지 않고 불공평한 진행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심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도 위원장석에 앉아서 여당 의원으로서의 발언을 한다는 이유로 불공정 국감 진행 논란을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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