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며 혁신 꾀하는 '정무위'

[the300]][런치리포트-국회 정무위원회 사용설명서]①전상수 수석전문위원 인터뷰 "모든 법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김민우, 우경희 기자 l 2018.02.01 10:32
2018.01.30 전상수 정무위 전문수석위원 인터뷰/사진=이동훈 기자

국무총리실, 국가보훈처,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들 부처를 관장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아우르면서 민생경제를 챙긴다.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등 최신 이슈까지 모두 꿰고 있어야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정무위 소속 의원들의 출신이력도 공인회계사부터 대학교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출신까지 매우 다채롭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의 ‘입법자문관’ 역할을 하는 정무위 전문위원들은 이같이 광범위한 이슈를 다룬 법안을 소화해야 한다. 전상수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30일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정무위 구석구석에서 이뤄지는 법안의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과거와 미래, 현재를 
동시에 아우르는 ‘정무위’ =정무위는 원래 국무총리실과 국가보훈처, 공정거래위원회 세 개 기관을 다루는 ‘행정위원회’였다. 이후 금융감독위원회가 편입되면서 이름을 정무위원회로 바꿨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이름을 고민하다보니 ‘정무위원회’, 영어로 ‘National Policy Committee’로 짓게 됐다.

현재 정무위 소관 기관들은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한국공정거래조정원 △한국소비자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국민권익위원회 △국가보훈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독립기념관 △88관광개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23개 연구기관 등이다. 

국가보훈처는 과거 국가를 위해 몸바친 국가유공자, 민주화운동가 등에 대한 예우를 챙긴다. 금융위원회는 산업의 토대가되는 금융을 다룬다는 점에서 민생경제와 직결된다. 공정거래질서의 토대를 공정위와 국민고충을 처리하는 국민권익위도 정무위 관할이다. 총리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국책연구기관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씽크탱크’다.

전 수석은 “우리 위원회는 넓고 또 깊게 법안을 다루는 곳이라 그런지 재경직 입법고시 합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위원회”라며 “19명의 소속 공무원 중 변호사 출신도 4명이나 된다”고 소개했다.

◇“발로 뛰지만 비효율은 No”…2년 연속 업무혁신상 수상 = 국회의원들이 정무위 소관 법안을 발의하면 19명의 정무위 소속 공무원들이 각 분야별로 나눠 법안의 타당성여부를 검토하고 비슷한 내용의 법안끼리 분류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20대 국회에서 정무위에 회부된 법안만 849건, 처리된 안건은 197건이다. 이 때문에 정무위 전문위원실은 밤낮없이 늘 바쁘게 돌아간다.

법안분석에서 전 수석이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제안이유’다. 전 수석은 “모든 법안은 다 나름의 히스토리가 있고 이유가 있다”며 “제안이유를 충분히 살펴보라고 지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입법례와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강조하고 있다”며 “외국 입법례를 살펴보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소프트랜딩(연착륙)할 수 있는 법을 만들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는 주저않고 발로 뛰지만 불필요한 비효율은 없어야 한다는 게 전 수석의 원칙이다. 국회로 피감기관이 방문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상회의를 최대한 활용한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으로 인해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세종, 나주, 부산 등에 흩어져 있다보니 국정감사도 영상회의로 진행했다. 그 결과 정무위는 국회 상임위중 유일하게 2년 연속 업무혁신상을 수상했다.

◇전상수 수석전문위원은…26년 경력의 베테랑 =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실을 이끌고 있는 전 수석은 입법고시 11회(1992년) 출신으로 국회 생활은 올해로 26년째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입법조사관, 국회 사무처 의사과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 국회 사무처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16년 8월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으로 임명됐다.

차관보급인 수석전문위원은 임기가 따로 없다. 보통 국회의장이 바뀌면 대대적인 인사교체가 수반되는 편이다. 그러나 전 수석은 2년 가까이 정무위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 수석은 ”그동안 민주당 이학영, 한국당 김한표, 국민의당 박선숙 간사님들이 상대방을 존중하고 타협의 정신으로 정무위원회를 원만하게 잘 이끌어 왔다“며 ”3당 간사님들과 위원장님의 합리적 리더십으로 우리 위원회를 잘 이끌어 온 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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