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장관 '경질'…외교부 "한미 외교장관회담 진행여부 미정"

[the300]강 장관, 16일 틸러슨과 양자회담 앞둬…남북·북미정상회담 앞두고 혼란 불가피

박소연 기자 l 2018.03.13 23:02
강경화 외무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해 6월28일 (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면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비롯해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크 폼페오 CIA 국장이 새로운 국무장관이 될 것이다. 그는 환상적인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렉스 틸러슨의 그동안의 헌신에 감사하다. 새 CIA 국장은 지나 하스펠(CIA 부국장)이 될 것이다. 처음으로 여성이 선택됐다. 모두 축하한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에게 장관직에서 물러나달라고 요청했으며, 폼페이오 CIA 국장으로 국무장관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미국 내 대표적 대북 온건파인 틸러슨 장관은 한반도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지난해부터 틸러슨 장관이 해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기정사실화됐으며, 대북 강경파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폼페오 국장이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돼왔다.

그럼에도 오는 5월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외교 수장이 교체되는 상황은 여러 혼선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오는 16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는지도 불투명하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1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16일 틸러슨 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당장 이틀 뒤 장관의 방미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도 미정인 상태"라며 "워싱턴 쪽을 통해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폼페오 신임 장관이 임명되기까지 미국 내 절차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폼페오가 틸러슨 대신 바로 외교장관 회담에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 두 달여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의 중대 기로를 앞두고 미측과의 공조가 굳건히 유지될 수 있도록 신임 폼페오 장관과 새롭게 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됐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