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일흔살 국회' 알리미 "저도 국회를 싸우는 데로만 알았죠"

[the300]국민들에게 '민의의 전당' 알리는 윤아름 국회사무처 참관해설사

백지수 기자 l 2018.05.16 04:40

윤아름 국회사무처 참관해설사 /사진=백지수 기자

연 평균 50만명. 대한민국 국회를 찾는 참관객 숫자다. 오는 31일로 개원 70주년을 맞이하는 국회는 국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볕이 따뜻한 5월엔 수학여행이나 소풍 등으로 국회를 찾는 사람이 많다. 온라인으로 참관 예약만 해 둔다면 누구나 둘러볼 수 있는 민의의 전당이 바로 국회다.


지난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만난 윤아름 국회사무처 참관해설사(32)는 이들에게 국회 곳곳을 소개하는 일을 한다. 본회의장이 있는 국회 본청과 국회의 역사를 전시한 헌정기념관 등을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국회 알리미다. 올해 9년째 시민들과 국회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윤 해설사는 "국회에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맨날 싸우고 국민 세금으로 놀고 먹는 곳'이라는 오해를 가진 분들이 많다"며 "이들이 '생각보다 국회가 일을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고 돌아갈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국회를 방문하는 이유는 내가 뽑은 국회의원이 일을 잘하는지 궁금해서"라며 "이들에게 국회가 토론하고 싸워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가 입법과 예산 심의라는 주요 기능을 하기 위해 국민을 대신한 국회의원들끼리 언쟁하는 모습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해시킨다는 얘기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무작정 싸우는 뉴스만 보고 국회를 비판하던 참관객도 돌아갈 땐 '집에 가서 우리 지역구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검색해 봐야겠다'고 관심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런 그도 사실 국회에서 일하기 전까진 국회가 싸우는 곳인 줄로만 알았다고 했다. 그는 "학생 때는 국회나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아마 이 직업을 갖지 않았다면 국회에 한 번도 안 와봤을 것"이라며 "어른들이 국회가 일 못한다고 하던 비판이 더 익숙했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국회 참관을 와서 청와대와 헷갈려 대통령이 어딨냐고 묻는다거나 본회의장의 의사봉을 보고 법원과 혼동하는 국민들도 자주 만난다고 했다.


그래서 윤 해설사는 보다 신중하게 국회를 소개하려 한다. 그는 "참관해설사들이 말하는 것에 따라 국민들의 국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며 "그래서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국회는 저희 해설사들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미지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그는 "참관객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곳이 본회의장"이라며 "원래는 본회의장에 가면 '싸우는 곳이다!'라는 환호성이 나왔는데 이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했던 곳'이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설명을 강조한다"며 "특히 지금의 국회를 있게 한 제헌국회의 전신 임시정부 임시의정원에 대해 더 의미있게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더 개방적이고 친근한 국회로 국민 인식을 바꾸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윤 해설사는 "이제 국회는 다양한 연령층과 외국인까지 다양한 계층이 찾아오는 곳이 됐다"며 "외국 의회처럼 국민들이 부담 없이 들어오셔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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