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번째 악수…판문점 2번에 평양 받고, 다음은 서울?

[the300][남북이 연결된다]<5>미리보는 평양-①文-金, 기싸움없이 '성과' 집중

최경민 기자 l 2018.09.16 17:01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서울에서 볼 수 있을까.

2000년과 2007년, 그리고 올해 진행돼 온 비핵화 협상의 '연결'을 의미하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관심이 가는 부분은 김 위원장의 방남이 결정될 지 여부다.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진행되는 남북 정상회담을 계승할 수 있는 '서울 회담'에 양 정상이 합의할 지 여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김 위원장이 서울행에 확답을 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 대통령은 이번이 김정은 위원장과 3번째 만남이다. 보다 허심탄회하게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서울 방문을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다.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초면'이었던 것과 다르다. 2000년 DJ 방북 당시 김정일 위원장의 방남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뤄지지 못했던 과업을 잇는다는 의미도 있다.

명분도 충분하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남측·북측 지역에서 한 차례씩 정상회담을 가졌었다.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세 번째에 문 대통령이 북한의 수도 평양을 방문한 만큼, 다음 남북 정상회담의 장소로 서울이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도 1차 정상회담에서 "대통령께서 초정해주면 언제든 청와대에 가겠다"고 했었다.

합의문에 명시를 한다면 2000년과는 달리,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 이후 합의 사안을 정확하게 지켜나가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연내 종전선언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흔들림없는 '연결'과 '계승'을 통해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반 세기 만의 첫 만남에 의의가 있었던 2000년, 경협 등 공동사업 추진을 합의했지만 정권 임기 말이어서 힘이 실리지 못했던 2007년의 합의와는 차이가 있다.

남북의 지도자가 구면이어서 기싸움이나 탐색전 없이 곧바로 내실있는 합의를 할 수 있는 점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이미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진정성'을 앞세운 화법(문재인), 유머와 돌발을 즐기는 화법(김정은)에 서로 익숙해진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 북한이 미래의 핵 뿐만 아니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핵시설, 이런 것들을 포기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성과를 예고했다.

회담도 장시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이 한미-북미 등 남북미 3자 테이블의 구도 속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양 정상은 이미 1차 판문점 회담에서 도보다리를 걸으며 장시간 진지한 대화를 나눈 전력도 있다. 2000년에는 약 6시간, 2007년에는 약 4시간 동안 회담을 진행했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드러난 김정은 위원장의 럭비공 같은 면모를 고려할 때, 돌발 상황도 분명히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도 그랬다. 2000년에는 순안공항에 깜짝 영접을 나와 비행기를 타고 온 DJ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후 승용차에 동승을 한 채 평양 시내로 향했었다. 2007년에게는 노 전 대통령에게 방북 하루 연장을 깜짝 제안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돌발적으로 야경 투어를 나오는 등, 아버지 못지 않게 '파격'을 즐기는 김정은 위원장의 성향은 이번에도 발휘될 것이다. 특히 정보가 통제되는 평양의 사정을 고려할 때 돌발 일정의 진행 여부를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모인 취재진들이 파악하는 것도 숙제가 될 전망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영접을 나올 가능성은 높다.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도 두 차례의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모두 영접을 나왔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서해직항로로 하늘길을 이용하는 점을 미뤄볼 때, 환영식은 2000년 처럼 순안공항에서 이뤄질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2007년 처럼 평양 시내에서 환영식이 진행될 것이다. 지난 5월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통일각 밖에 영접을 나왔고, 통일각 안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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