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한국인 피랍사건’ 장기화…정부 “안전, 지속 확인”

[the300]납치세력 여전히 정체 밝히지 않아, 별다른 요구사항도 없어

최태범 기자 l 2018.09.14 16:37
【서울=뉴시스】 외교부가 1일 "지난달 6일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우리 국민 1명과 필리핀인 3명이 무장민병대에 납치돼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218뉴스'라는 리비아 유력매체 페이스북 계정에는 피해자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으며 대사관 직원이 발견해 알려왔다"고 말했다. 사진은 218뉴스 페이스북에 게재된 영상 캡쳐. 2018.08.01. (사진=218뉴스 페이스북 영상 캡쳐)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리비아 무장세력에 의해 우리 국민 1명과 필리핀인 3명이 피랍된지 70여일이 지났다. 사건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정부는 우리 국민이 현재 안전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건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언제 상황이 악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진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로인지 밝히기 곤란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국민이) 안전한 것을 지속적으로 확인받고 있다"며 "전날에도 공관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리비아정부가 국가 최고위원회를 가동해 우리 국민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국민이 안전하다는 것은 보고 받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납치 세력은 2개월이 지나도록 자신들의 정체를 밝히지도, 별다른 요구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일 현지 언론 페이스북을 통해 납치된 남성 4명이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공개된 것 외에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납치세력으로부터 구체적 요구 조건이 없어 답답하다"며 "납치건을 많이 경험해봤는데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라고 했다.

이 당국자는 "리비아에서 발생한 유사한 납치 건을 보더라도 최초 접촉은 상당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 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리비아 정세가 불안한 점도 사건 해결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 시내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리비아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리비아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공관이 리비아 정부당국과 접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신변안전 위협도 있고 이동 문제도 상당히 제한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 해결에 여러 어려운 점이 있지만 가용한 수단을 적극 활용해 사건을 조속히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납치세력으로부터 접촉이 없기 때문에 안전을 확인하고 접촉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리비아 정부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우방국 등 가능한 수단을 통해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