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개각은요? 행정·국토·해양…외교·통일까지 물망

[the300]설 전후 개각설, 文 10일 '정치인장관'과 고별만찬 vs "가벼운 대화"

김성휘 기자 l 2019.01.11 14:48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이 11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오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9.01.11.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주제가 개각이다. 문재인정부 3년차, 개각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도 2기 체제를 갖췄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회견 당일인 10일 오후, 관저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현역 의원 겸임 장관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장관들을 초대해 저녁을 먹었다. 대개 교체가 유력한 장관들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참석 장관은 9명. 김부겸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민주당 현역의원으로 문재인정부 1기를 함께 연 '원년내각' 장관들이 있다. 현역의원으로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도 참석했다. 전직 의원인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개호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포함됐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왔다. 유 장관은 2016년 민주당에 영입돼 당 디지털소통위원장, 온오프네트워크정당추진위원장을 지냈다. 2016년 총선에서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했지만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에게 밀렸다. 

여권에선 이날 만찬 참석자 모두 개각대상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유은혜·진선미·이개호 장관은 상대적으로 재임기간이 짧다. 거꾸로 이들을 제외하면 개각이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행안·문화·국토·해수·과기·중기부가 대표적이다. 개각 시기마다 번번이 거론되다 실제로는 유임됐던 외교안보 라인 장관도 연초 개각이 유력하다. 모두 문재인정부 원년 장관이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문재인정부 '프랜차이즈 스타'로, 여성외교장관·비외무고시 출신 등 정권초 관행을 깬 개혁인사라는 상징성을 띠었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세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이어진 후속 실무회담 등을 묵묵히 다루며 한반도 평화에 초석을 놓았다. 

경제활력, 혁신성장 등 새해 국정목표를 새로 내건 문 대통령 입장에선 새 얼굴로 내각을 채워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내년 4월 총선도 현실적 이유다. 10일 만찬이 고별만찬으로 보인 이유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임종석 비서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 대통령, 유은혜 사회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종학 종소벤처기업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김수현 정책실장. 뒷줄 왼쪽부터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윤종원 경제수석. 2018.12.17.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개각시기는 설 전후가 거론된다. 청와대 비서진보다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게 중론이다. 거론되는 장관을 모두 바꾸면 10명에 가까운 대폭 개각이다. 게다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므로 검증과 선택에 시간이 더 걸린다.

단 청와대는 '개각'이 아닌 시각으로 10일 만찬을 봐달라고 했다. 김의겸 대변인에 따르면 오래 준비한 모임이다. 당 출신 장관들인만큼 꼭 심각한 국정현안이 아니라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자 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 시절 청와대도 여기에 공감, 모임을 추진했다. 실제 성사는 차일피일 밀렸다. 

또다른 측면은 당, 정부와 소통을 강화하려는 문 대통령 의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인 12월27일 문희상 국회의장, 임채정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청와대서 오찬을 했다. 다음날 12월28일 청와대에서 국무위원들과 송년 만찬을 했다. 12월31일엔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당 지도부를 만났다. 해가 바뀌어 10일 만찬을, 11일엔 홍영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오찬을 가졌다. 

김 대변인은 "당정청이 소통을 원활히 하자는 흐름에 있는 것이지, 개각을 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며 "그 흐름에서 이달 안에는 민주당 원외 위원장들을 초청해서 오찬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어제 개각 얘기 아예 없었다"라고 말했다. 가벼운 이야기가 오고 가다가, 어느새 경제현안과 국정에 진지한 토론이 벌어졌다. 그러면 누군가 "오늘 가벼운 자리로 왔는데 너무 공부만 합니다"라고 분위기를 바꿔서 다시 가벼운 이야기로 넘어가곤 했다고 한다. 김정숙 여사도 참석,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개각 계획과 시기 관련 즉답하지 않았다. 다만 '생각이 다른 인물도 등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토론의 과정을 거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수립이 되면 그에 대해서는 원팀이 돼야 한다"라며 "그렇게 방향이 결정되었는데도 다른 개인적인 생각을 주장하는 분이라면 원팀으로서 활동하기는 어려운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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