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법원 앞' 입장표명…與 "비상식적, 사법부 치욕의 날"

[the300]"사법농단의 몸통, 양승태 단죄 없이 사법부 신뢰회복도 없다"

안재용 기자 l 2019.01.11 15:09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에 앞서 11일 오전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법원 앞 입장표명'에 대해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검찰 포토라인을 거부하고 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힌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비상식적인 일로, 사법부로서는 그야말로 치욕의 날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법농단의 몸통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단죄 없이는 사법부 신뢰회복도 없다"고 덧붙였다.

현직 판사들로부터의 비판도 이어지도 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양 전 대법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현직 후배 판사들로부터 '도대체 무슨 낯으로 이러는가', '공사구분이 전혀없다'와 같은 비판이 쏟아지는 일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어 "양 전 대법원장은 '오해가 있다면 풀겠다',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 사법부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양 전 대법원장이 '법원 대 검찰'의 대결구도를 만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양 전 대법원장이 소위 대법원 기자회견을 통해 전직 대법원장이라는 상징성을 부각시켜 검찰 대 법원의 구도를 조장함으로써 법원을 등에 업고 구속영장을 피해보려는 승부수였다면 이는 결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의 몸통으로 단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관철을 위해 정권과의 재판거래를 시도하는 한편 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을 뒷조사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혐의가 40여개에 달한다"며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등 여러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했다.

이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비자금 3억5000만원 조성혐의 등 하나같이 3권 분립과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을 철저한 수사로 사법농단의 몸통이 양 전 대법원장의 모든 여죄를 낱낱이 밝혀야 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재판과정이 이어져 사법적폐의 청산이 이뤄짐으로서 사법부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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