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나고 온 文대통령, 다음 할 일은…

[the300]대북특사→4차 남북정상회담→3차 북미정상회담 타진

김성휘 기자 l 2019.04.13 07:07
【워싱턴(미국)=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와 환담하고 있다. 2019.04.12. pak7130@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12일 귀국하면서 비핵화 대화 재시동을 위한 문 대통령 다음 행보에 눈길이 간다. 

한국시간 12일 이른 새벽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 결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대북한 '투 두 리스트'(To Do List·할 일)를 정리했다. 우선 한미는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를 지속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남북정상회담, 트럼프 방한 등을 추진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가 유지되겠지만 그렇다고 더 수위를 올리지도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화 제스처를 취했다. 또 단계적 노력에 따라 3차 북미정상회담도 가능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면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있고, 현재도 식량 등 인도주의적 지원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각에서 한미공조를 의심하는 시각에 반박하듯 비핵화 최종단계에 대한 한미간 생각이 완벽히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접촉하는 등 남북간 조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접촉 채널은 우선 대북 특사 파견으로 사전조율한 후 정상회담을 갖는 식이 유력하다. 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의 4차 정상회담이 될 이 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비핵화 로드맵의 접점을 찾아내야 한다. 

이게 가능하다면 다음 수순은 문 대통령이 말한대로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초청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판문점과 같은 상징적 장소에서 1차 싱가포르-2차 베트남 하노이에 이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결실을 맺을 수도 있다. 

다만 이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릴 때 이야기다. 제한된 틀 내에서 새로운 중재안을 찾는 길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거란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만나 대북 대화의 가능성과 함께 제재유지 의사도 분명히 했다. 따라서 북미 대화의 길은 여전히 가파르고 좁은 오솔길이지, 갑자기 4차선 도로로 확 넓어진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고, 길을 넓힐 미국의 의지도 있다는 걸 확인한 게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다. 

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당일 오후 덜레스 국제공항을 떠나 귀국했다. 청와대는 현재 대북특사로 누가 갈 것이며 언제, 어떤 제안을 들고 가는지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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