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바른미래당계'로 화합·자강·개혁…총선 승리 최선 다할것"

[the300](종합)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에 재선 오신환 "강한 야당" 표방…거세진 손학규 사퇴 압박

백지수 기자, 김하늬 기자, 박선영 인턴기자 l 2019.05.15 14:43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오신환 의원(가운데)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손학규 대표(오른쪽), 김관영 원내대표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바른미래당 원내 지휘봉을 둔 서울 관악구 '갑'과 '을'의 싸움에서 을이 웃었다.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오신환(관악구을) 의원이 총 투표수 24표 중 과반 이상을 얻어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이날 개표는 재적 의원의 과반 이상이 나온 직후 중단됐다. 기호 2번 김성식 의원의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오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으로 "당이 제대로 변화해야 하고 국민 민심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인 것을 무겁게 받들겠다"며 "화합·자강·개혁의 길을 가기 위해 진정성과 최선을 다해 역할을 수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국회 안에서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오 원내대표는 "여야가 극단적 대결 구도로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바른미래당의 바른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열심히 뛰어다니고 단순히 끌려다니는 야당이 아니라 힘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이 되겠다"며 "실제로 국회를 주도해 이끌어갈 수 있는 바른미래당의 역할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특히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선거제 개편안 등에 대해 정치력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본회의에 법안들이 올라가기 전에 반드시 선거제뿐 아니라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모두 여야 합의할 수 있게 중심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당 혁신을 위한 '손학규 퇴진'을 원내대표 출마 공약으로 던졌던 오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오늘 결정을 손학규 대표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참패 책임과 낮은 당 지지율, 계파 분열 등에 대한 손 대표 책임론이 이어진 만큼 손 대표 퇴진을 비롯한 쇄신을 내세웠다. 그는 구체적인 대책은 의원 워크숍을 열어 총의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 당선으로 손 대표에 대한 퇴진 압박도 한층 거세졌다. 지도부 퇴진보다 손 대표도 주장한 '혁신위원회'를 통한 쇄신을 주장했던 상대 후보 김 의원의 낙선에 이같은 의미가 담겼단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계 등' 김 의원과 같은 국민의당 출신들도 김 의원보다 오 원내대표에 힘을 실어줬기에 과반 득표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며 손 대표 퇴진을 촉구해온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최고위원)은 이날 선거 직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손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하 의원은 "두 후보의 차이는 손 대표 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한 가지였다"며 "바른미래당 자강과 혁신을 위해서는 구 지도부 물러가고 새로운 지도부를 조속히 구성하라는 의원들의 뜻"이라고 말했다.

현 지도부 진퇴 문제를 비롯해 당내 갈등과 분열의 봉합이라는 숙제를 안은 오 원내대표는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의원들과도 힘을 합치겠다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저는 통합 과정에서 국민의당 의원들과 그래도 가장 소통하고 대화를 나눴던 사람"이라며 "제 당선으로 국민의당계·바른정당계는 없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미래당계'로 화합·자강·개혁해서 내년 총선을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관영 전임 원내대표의 사퇴와 이에 따른 원내대표 선거의 불씨가 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사보임(위원 교체) 문제에 대해서는 '셀프(self) 사보임'으로 원상복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 원내대표는 앞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국면에서 발생한 사개특위 사보임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당사자가 저와 권은희 의원이기 때문에 의논해서 정상화의 의미를 다시 찾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 원내대표는 "지난 '강제 사보임' 과정에 제가 반(反) 검찰개혁 세력처럼 됐는데 정치인생 가장 큰 오점이라 생각한다"며 "꼭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 원내대표의 정견발표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오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유일의 연극배우 출신이라는 이력을 내세우며 "연극이라는 종합예술을 해 온 제가 이제 무대를 여의도로 옮겨 협력과 조화를 일구겠다"고 말했다.

1971년생인 오 의원은 20대 국회 유일의 문화예술인 의원으로 배우 송강호와 함께 명문극단 중 하나인 연우무대에서 활동했다. 장동건·이선균과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1기 동기다. 건국대 토목공학과를 다니다 한예종 연극원이 생기자 진로를 틀었다.

이후 서울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 2015년 상반기 19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다.

'고시촌' 서울 관악구를 지역구로 두고 법조인 출신 위주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사개특위 등에서 활동해 왔다. 법조인도 아니고 법학을 공부한 적도 없지만 오랜 시간 법사위 활동을 하면서 내공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조인 출신이 아니기에 오히려 사법부 저격수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 원내대표는 창당 초기부터 사무총장과 조직강화특별위원장 등을 맡아 당의 기틀을 만들었다. 새누리당 출신인 오 원내대표는 현재 당내에서는 유승민계로 분류된다. 하지만 바른정당 출신과 국민의당 출신 간 가교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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