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대장정 마친 황교안 "국민 중심 정당 돼야 한다 각오했다"

[the300]"국민중심 정치·국정했는지 자성…필요하다면 장외투쟁 계속 할수도"

백지수 기자 l 2019.05.24 21:1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주민들과의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4일 민생 투쟁 대장정을 마치면서 "(한국당이) 국민들 속에서 소통하고 국민들과 함께하는 정당이 돼야겠다는 각오를 가지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대장정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와 버스에서 내린 후 기자들에게 "현장에서 고맙다는 말도 있었고 또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걱정도, 경우에 따라서는 왜 그것밖에 못하냐는 질타도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후 처음 민생 현장으로 나간 황 대표는 "공무원과 정치인으로 살아가며 국민들을 위한다는 말을 했지만 진심으로 국민 중심 정치, 국민 중심 국정을 운영해 왔는가 하는 자성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당원' 중심의 정당이 아니고 서민들을 챙기고 민생을 먼저 생각하는 정당, 국민에 걱정을 끼치는 정당이 아닌 국민들에게 도움과 힘, 희망이 되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각오를 새겼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보수 결집은 했지만 외연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에는 황 대표는 "그것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민생대장정을 우리 보수가 결집해야겠다, 외연을 확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의 행보는 우리 사회가 화합·통합·단합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지금 갈등과 분쟁이 너무 심하고 분노할 만한 범위를 넘은 과도한 분노도 너무 많다"며 "이제는 과거를 접고 미래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대장정 막바지로 갈 수록 대여 공세를 위한 발언 수위가 강해졌다는 평가에도 "그 과정에 혹시라도 부적절하거나 과도한 말이 있었다면 국민들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현장 상황에 따른 아픔과 고통 보면 이야기가 세질 수밖에 없었다"고도 말했다.

황 대표는 이번 대장정이 민생 살피기의 끝이 아니라며 "이 나라가 반(反)민주주의의 길로 가게 할 수는 없다, 필요하면 장외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생 투쟁 대장정 시즌 2'에 대한 예고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이번에 가보지 못한 곳도 많이 있고 만나지 못한 영역에 계신 분도 많았다"며 "이분들에게도 기회가 되는 대로 찾아가고 다가가 많은 이야기를 듣고, 듣는 데 그치지 않고 당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험했던 국민들의 삶의 현장과 고통, 아픔을 잊지 않고 정책을 개발해야 할 부분은 개발해내고 국회에서 입법을 해야 할 부분은 입법해 나갈 것"이라며 "말만 하고 지나온 민생대장정이 아니고 실제로 국민들의 삶과 서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황 대표는 정부 여당의 사과가 있어야 장외투쟁 이후 한국당이 국회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황 대표는 "잘못된 정책을 이 정권이 초래한 데 사과하고 같이 미래로 나아가자고 해주길 바란다"며 "사과하고 잘못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철회하면 언제든지 국회에 복귀해서 우리가 챙겨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장외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원인을 이 정부가 제공했다"며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유야무야 마무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대장정 기간 동안 메고 다니던 백팩을 다시 메고 버스에서 내렸다. 기자들에게 가방 속 물품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황 대표는 기억에 가장 남는 장면을 묻는 질문에는 대장정 첫날을 꼽았다. 황 대표는 "대장정 일정 중 한 장면 한 장면이 모두 소중했다"면서도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여러 시민들이 나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왜 우리나라가 이렇게 됐는지, 힘을 모아도 우리나라가 경쟁에서 쉽지 않을 텐데 왜 서로 다투면서 이렇게 됐을까 안타깝게 말하는 시민들 얘기를 들으며 잠깐 울컥 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다음날 오후 6시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당이 매주 토요일마다 해온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6차 집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적인 장외 투쟁 일정을 마무리한다.

한국당은 이날까지 18일, 432시간 동안 황 대표의 누적 이동 거리가 4080.3㎞에 달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에서 민생 투쟁 대장정 출정 기자회견을 가진 후 각 지역 마을회관에서 숙박을 해가며 전국 17개 시도 각지를 돌아다녔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39주년인 지난 18일에는 보수 정당 대표로는 이례적으로 광주를 찾아 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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