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어선, 크기 작아 레이더상 '파도반사파'로 판단돼"

[the300]NLL 이남 표류 어선 2톤 짜리 목선…"선체 크기 작고 해류에 떠 밀려와 레이더 식별 어려워"

서동욱 기자 l 2019.06.17 12:38
지난 11일 속초 동북방 161km 지점(NLL 이남 약 5km 지점)에서 표류중인 북한 어선 1척을 우리 해군 함정이 발견해 예인하고 있다. 합참은 이들이 북측으로 귀환 의사를 밝혔고 , 북측에서 통신망으로 해당 선박을 구조해 예인해 줄 것을 요청해 이들을 북측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 사진 = 뉴스1


지난 15일 북방한계선(NLL) 이남을 표류하다 속초 앞바다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을 우리 군이 탐지하지 못한 것은 선체 크기가 작아 선박으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군 당국이 해명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7일 "해당 어선은 높이 1.3m, 폭 2.5m의 2톤급 목선"이라며 "크기가 작고 해류에 떠 밀려 기동하지 않고 있어 레이더 운용요원들이 파도의 반사파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시 경계태세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해상레이더 등 장비 상의 한계로 정확한 식별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15~16일 이틀간 현장점검 및 분석을 실시한 결과 당시 해상 감시전력인 해상경비함정이 NLL 근해에서 운용되고 있었고 해상 초계기와 해상작전헬기도 운용됐지만 북한 어선을 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레이더에 녹화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희미한 표적이 확인됐는데 이 표적이 북한 어선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하지만 레이더 운용요원들은 이를 파도에서 일으키는 반사파로 판단했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파고가 1.5m 가량이어서 포착이 어려웠다"면서 "이번 경우처럼 레이더 탐지에 제한이 되는 상황을 상정해 장비 보완이나 요원 정예화 등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어민 4명이 탄 이 어선은 15일 오전 6시 5분쯤 삼척항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됐다. 어선은 이 때까지 우리 군경의 감시망에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

북 어선은 조업 중 기관고장으로 NLL 이남까지 표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경과 국정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는 삼척항으로 예인된 어선과 어민들을 상대로 표류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6명이 탄 북 어선 1척이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해군 함정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합참은 "해당 선박 선원들이 북측으로 귀환 의사를 밝혔고 북측이 통신망으로 선박을 구조해 예인해줄 것을 요청해 왔다"면서 "오후 7시 8분 북측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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