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에게 친서…김정은 "흥미로운 내용 심중히 생각" (종합)

[the300]김정은 "훌륭한 내용에 만족"…美 '유연한 접근' → 북미대화 재개 여부 주목

권다희 기자 l 2019.06.23 07:33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첫날인 27일 베트남 하노이 국제 미디어센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회담이 생중계 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 친서에 만족을 표하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할 볼 것"이라 밝힌 가운데 정상간 '친서외교'에 따른 북미 대화 재개 움직임이 본격화할 지 주목된다. 

◇트럼프 김정은에게 친서…정상 친서외교 북미 교착 풀어낼까=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어 왔다"며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어보시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하시면서 만족을 표시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이 친서가 전해진 시점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한 점을 미뤄볼 때 이에 대한 답신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미 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타임과 17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에게 받은 친서를 공개하며 "생일축하 편지다. 어제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1일에도 "어제 김 위원장에게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공개한 바 있다. 두 친서가 같은 것인 지, 별도의 친서인 지 여부는 불분명한 걸로 여겨졌다. 

만약 타임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친서가 10일 수령한 친서와 별도의 것이라면,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20~21일)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친서를 보낸 셈이 된다.  

북미 정상간 친서가 오가며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멈췄던 북미간 대화 재개가 본격화 할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두 정상의 친서는 지난해 부터 북미관계의 돌파구를 만들어 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약 열흘 전인 6월 1일 첫번째 친서를 보내는 등 북미관계가 고비를 겪을 때마다 친서로 이를 풀어냈다.  

◇美 '유연한 접근' 제안?…북미 접촉 재개 여부 주목=무엇보다 이날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친서의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한다고 밝혔는데, 미국이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제안을 했을 지 여부가 주목된다. 

그간 북한은 미국에 하노이 회담 당시 밝힌 '셈법을 바꾸라'고 요구하며 미국의 대화 요청을 거절했다. 그런데 만약 미국이 기존의 강경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다면 북한이 이를 수용하며 대화 재개가 본격화할 수 있다. 

미국의 입장 변경 가능성은 앞서 주요 당국자들의 발언을 통해서도 감지됐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9일(현지시간) 한 행사에서 "미북 모두 협상에 있어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미 당국자가 북한이 요구한 '태도 변화' 가능성을 사실상 처음 언급한 것으로 풀이됐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이 발언에 대해 "미국 정부의 태도 변화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여기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19일 한 포럼에서 "북미 모두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새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유사한 맥락의 발언을 내놨다. 

이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유럽 순방 중이던 1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김 위원장의)친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번주 비건 대표가 방한하며 판문점 등지에서 북미간 실무접촉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이는 하노이 회담 후 약 4개월만의 본격적인 북미 실무접촉이 된다. 

아울러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이달 말 서울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 기조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이 확인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