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 집단 탈당, 호남계 움직인다…박주선 "빅텐트 참여해야"

[the300]평화당, 정동영 대표 홀로 남아…바른미래당 호남계도 "이대로 안돼"

백지수 기자 l 2019.08.12 16:56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집단 탈당 선언을 한 의원은 유성엽 원내대표를 비롯해 천정배, 박지원, 장병완, 김종회, 윤영일, 이용주, 장정숙, 정인화, 최경환 의원이다. /사진=홍봉진 기자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10명의 국회의원들이 12일 평화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추가 탈당이 전망되는 가운데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제3지대 정계 개편에 발동이 걸렸다. 

천정배·박지원·유성엽·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 평화당 제3지대 신당 추진 모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되겠다"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제3세력들을 결집시키면서 국민적 신망이 높은 외부인사를 지도부로 추대하고 시민사회, 각계 전문가가 대거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안 신당 건설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탈당도 이어지는 중이다. 이들에 이어 김경진 의원이 이날 오후 중 탈당을 예고했다. 조배숙·황주홍·김광수 의원도 거취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탈당까지 이어질 경우 평화당에는 기존 14명 의원 중 사실상 정동영 대표 혼자만 남게 된다.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대표로 평화당 활동을 해 온 3인(장정숙·박주현·이상돈) 중 박주현 의원이 정 대표 곁에 남았지만 공식 당적 상 정 대표만 평화당 소속이다. 

평화당의 분해가 기정사실화 되자 바른미래당이 정계 개편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대안정치 의원 대부분 호남 의원인 만큼 바른미래당 내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이들과 연대를 고민하고 있다. 소위 '제3지대 빅텐트론'을 언급해온 박주선·김동철 의원 등이다. 

이들의 주장은 대안정치 의원들의 제3지대 세력 통합과 지향점이 비슷하다. 박 의원은 지난달 말 대안정치 토론회에 참석해 정계 개편 분위기 조성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내부 사정이 변수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당권파(의원수 9명)와 안철수계(7명)·유승민계(8명) 연합군인 비당권파 사이에 갈등이 첨예하다. 

비당권파 의원들과 뜻을 같이해 온 바른미래당 혁신위는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공개했다. 전체 응답자의 25.4%만이 손학규 체제의 유지에 찬성했고, 45.6%는 새 지도부로 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9~11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손 대표의 사퇴를 둘러싸고 극심한 내홍이 계속되지만 당장 갈라서는건 쉽지 않다. 비례대표 의원(13명)들이 많아서다. 당의 해산이나 제명이 아닌 자발적 탈당의 경우 비례대표는 의원직을 잃는다. 사실상 분당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한지붕 아래 버티는데에는 이같은 이유도 있다. 

일단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 등은 당내 상황을 지켜보며 평화당 탈당파 의원들과 본격적인 창당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선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당 내에서 깊은 논의를 해본 것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바른미래당이 이대로는 안 되니 빅텐트를 설치하고 이에 참여하는 정치 세력 중 하나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몇 사람을 제외하면 호남 의원들뿐 아니라 비례대표 의원들이나 김성식·이찬열 의원 등 호남 의원이 아닌 이들도 동의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손 대표의 제3지대 신당 참여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손 대표도 그동안 빅텐트론에 공개적으로나 묵시적으로나 반대한 일이 없다"며 "대표 입장에서는 퇴진 주장에 몰려 여유를 아직 찾지 못했던 것이었을 텐데 이제 공식적으로 논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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