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D-10...여야 '증인 채택' 놓고 격돌

[the300]與 '민생 국감 VS 野 '조국 국감'

김하늬 기자 l 2019.09.22 15:06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가 증인 채택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조국 비리 진상규명 국감'을 예고하며 상임위원회별 증인채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민생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며 정쟁을 위한 증인은 막겠다고 맞서고 있다.

2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는 이번주 국정감사 기간(10월2~21일)을 확정짓고, 상임위원회별 전체회의 일정과 증인채택 등을 마무리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0월 한 달을 '조국 국감'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나 원내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권력형 비리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각종 증인채택이 필요하다"며 "조국 이슈를 덮기 위한 조국 물타기용 급조된 정책이라든지 급조된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상임위별로 '조국 의혹'에 대답할 증인을 대거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원회는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를, 기획재정위원회는 (조 장관 일가의) 불법·편법 재산 불리기 과정 및 재무조사 의혹 등을 따질 방침이다.

교육위원회는 조 장관 딸의 논문, 표창장, 인턴십 등에 대한 의혹뿐만 아니라 웅동학원 문제도 집중 파헤칠 기세다. 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는 조 장관 관련 실시간 검색어의 조작 의혹을 점검하고 행정안전위는 서울시와 교통공사의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 '조국 펀드' 투자회사 밀어주기 의혹 등을 감사할 계획이다.

나 원내대표는 "모든 상임위에서 조국 관련 비리 진상규명 이슈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는 조국을 둘러싼 권력형 비리 진상규명 국정감사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야당이 조국 장관의 주변인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여당은 "정쟁용 증인은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청문회는 지나간 것이고, 현재 검찰이 수사도 하고 있다"며 "국회는 일을 하면서 민생을 돌보고, 경제 활력에 힘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위공직자 자녀에 대한 입시비리 여부를 전수조사하겠다는 일부 야당의 계획은 못할 것 없다"며 "필요하면 당에서도 의논해 볼 것"이라고 했다.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한편 '조국 논란'을 제외하면 이번 국감에서도 재벌 총수를 비롯한 기업인 증인 신청이 100여명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재판과 관련해 김철 SK케미칼 대표,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 박동석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등이 증인 채택 협의중에 있다. 농해수위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장인화 포스코 대표, 최선목 한화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사장, 홍순기 GS 사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등 협력기금을 내지 않은 10대 그룹 일부 고위 임원들을 총수 대신 부를 예정이다.

정무위원회에선 남양유업, bhc, 써브웨이, 골프존 등의 경영진이 국감 증인 물망에 올랐다. 최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를 유발한 우리은행을 비롯 시중은행도 국감 증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이웅렬 코오롱그룹 전 회장과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가 증인 후보로 거론된다. 아울러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경영진의 국감 출석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의원들은 두 회사가 벌이고 있는 보툴리툼톡신 균주 출처 논란에 대한 질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불화수소 개발 현안 등을 이유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증인으로 거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현황 파악을 위한 정기선 부회장, 금품 선거 운동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도 증인채택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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