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웅동학원 128억'에서 '안심전환대출'까지

[the300](종합)15일 국회 정무위 캠코·주금공·신보·예탁결제원 국감

박종진 기자 l 2019.10.16 07:00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지만 그 일가가 운영해온 웅동학원 등이 캠코에 갚지 못한 채무 128억원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집중 거론됐다. 안심전환대출이 수요 예측에 실패한 점도 지적됐고, 제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인 만큼 금융 공공기관에 반복적으로 제기된 문제에 의원들의 질타도 쏟아졌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캠코, 웅동학원 채권은 총 128억원"인데, 액수 잘못 말했다 진땀 뺀 문창용 사장

야당 의원들은 캠코를 상대로 학교법인 웅동학원의 채무상황을 따졌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캠코가 웅동학원에 남아 있는 채권이 얼마냐"고 물었고 문창용 캠코 사장은 "원금 기준으로 17억원"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자를 포함해야 한다"고 추궁했고 문 사장은 "이자를 포함하면 44억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사장님 돈이면 그렇게 하겠느냐. (조 전 장관) 가족이 퍼질러놓은걸 국민 세금으로 할 수 없다. 확실히 하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도 "채권 액수도 제대로 파악 못하고 캠코 사장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문 사장은 "웅동학원에 한해 기보(기술보증기금에서 넘겨받은) 전체 채무가 44억원(원금 9억원, 이자 35억원), 동남은행 84억원까지 하면 128억원"이라고 정정해 답변했다.

기보가 보유했던 채무에 동남은행으로부터 건네 받은 84억원(원금 35억원 중 부동산 임의경매 등으로 21억원6500만원 회수, 나머지는 이자)까지 합치면 캠코가 웅동학원으로부터 받지 못한 채권이 128억원이라는 설명이다.

캠코의 회수 의지를 따지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은 "교육청에서 못 팔게 하는 기본재산 외에 웅동학원의 수익재산이 얼마냐" "캠코는 회수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하고 있나" 등을 물었다.

문 사장은 "수익재산은 다 경매했고 학교 기본재산은 25필지의 소유 부동산이 있는데 관련 법에 의해 환가(처분)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문 사장은 채무 128억원을 탕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사장은 김진태 의원이 웅동학원 관련 채무의 탕감 가능성을 묻자 "탕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문 사장은 "(탕감을 위해서는 조국 일가 등의) 재산 상황이 정확히 파악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학실치 않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안심전환대출, 탈락 예정자 36만명은?

최근 큰 관심을 모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수요예측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택금융공사가 지난달 16~29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접수받은 결과 총 63만5000건, 73조9000억원이 접수됐다. 금융위원회는 20조원 한도내에서 집값 순서대로 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심사를 진행하는 대상자는 약 24만명이다.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수요예측을 잘못한 것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선동 한국당 의원은 "탈락 예정자 36만명의 구제 방안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장은 "지급보증배수 40배, 핵심자본비율 6% 기준으로 추가로 36만명 이상 하려면, 정부의 추가 출자가 있거나 다른 증자조치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11월 말까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심사가 안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하다 보니 아파트보다는 다세대, 빌라가 많아 일일이 감정평가를 의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다세대 등은 일일이 감정평가를 해야 해 심사하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며 "지부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본부 부서 인력도 활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청소용역 자회사 대표 '고액 연봉'도 또다시 도마에

캠코가 진행 중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에 대한 공매 절차가 법원의 집행 정지 결정으로 중단된 것에 적극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병완 무소속 의원(대안정치)은 "캠코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전두환 자택 환수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사장은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에 따라 본안소송 판결 때까지 중지된 상황"이라며 "항소도 한 상황이다. 다시 패소해도 재항소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매 추진 절차가 이런 이유로 중단되는 사례가 있었나"라고 물었고 문 사장은 "한번 있었는데 저희가 소송해서 (승소 후) 원래대로 진행했다"고 답했다.

캠코의 채권추심 적정성 논란, 예탁결제원 청소용역 자회사 대표의 과도한 처우 등 과거 국감에서 문제가 됐던 사항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공공기관 부실채권 일원화 정책으로 캠코에 몰아줬는데 채무조정 실적은 많이 늘지 않고, 지독한 채권추심 회사가 하는 행태를 그대로 캠코가 하고 있다. 죽어가는 채권을 소송해서 살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사장은 "채권 물량은 늘어났지만 처리인원은 그대로"라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은 예탁결제원의 청소용역 자회사 '케이에스드림'을 언급하며 "직원 평균 연봉은 3000만원인데 대표 연봉은 2억원이 넘고 업무추진비 월 200만원에 K9(기아차) 차량이 지원된다. 여기 대표는 기술개발을 하나, 청소용역의 달인이냐"라고 질타했다. 공공기관의 자회사가 여권 출신 인사들의 낙하산 자리로 변질 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문제소지를 없애기 위해 관련 내용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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