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엔 전세기 띄웠지만 日 크루즈엔 '구출작전' 없는 이유

[the300]

권다희 기자 l 2020.02.14 12:28
[가나가와=AP/뉴시스]11일 일본가나가와현 내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로 보호복을 착용한 의료진들이 들어가고 있다. 이 크루즈에서 총 16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다. 2020.02.1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 감염자가 대거 확인된 일본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한국인 14명이 탑승 중이나 정부는 전세기를 보내 '구출작전'을 펼친 중국 우한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크루즈 내 한국인 대부분이 일본에 연고를 두고 있는데다 승선 국민이 더 많은 다른 국가도 움직임이 없다는 게 이유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내 한국인 탑승객에 대한 영사조력 등과 관련 "일부 시각에선 우한엔 세 번이나 항공기를 보냈는데 일본에는 안 보내냐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며 "두 가지 카테고리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우선 크루즈선 내 한국인 승객이 총 9명인데 이 중 8명이 일본에 주로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고 국내에 연고를 가진 분은 1분이며, 승무원 5명 중에서도 국내 연고자는 2명"이라고 했다. "일차적으로 대상이 적다"는 게 첫번째 이유다. 

그는 "국내에 연고가 있는 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일본에 계신 분들이 대다수이고 치료를 받아도 일본 현지에 계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한에 남은 약 100여 명으로 추산되는 한국 교민들도 한국 내 연고가 없는 게 귀국을 희망하지 않은 주요 원인이라고 이 당국자는 부연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승객 9명 중 70대가 2명, 60대가 6명, 30대가 1명이다. 이 중 8명이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1명만이 한국에 주로 거주한다고 한다. 단 영주권자로 일본에서 생활해도 국적은 한국으로 우리 정부의 동등한 영사조력을 받는다. 

이어 당국자는 "일본 정부의 정책이 2주 동안은 선내 격리를 하는 것"이라며 "승선자가 400여명이고 감염자가 30명대인 미국, 호주(승선자 400여명), 캐나다(승선자 200명대)도 움직임이 없고 일본의 정책에 맡기고 있다"며 "이를 다 감안해 현재로선 (이송)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승선자가 더 많은 다른 국가도 전세기를 통한 수송 등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게 '두번째 이유'란 얘기다.  

그는 "우한은 고립되고 긴급한 위험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나오고 싶어도 자력으로 나올 수 없었으며 인원도 많았다"며 "이번(크루즈선)은 인원이 적은 측면도 있지만 일본에서 나름대로 기준을 갖고 대응을 하고 있고 다른 나라 동향도 봐야 한다. 우한과 크루즈선은 사정이 다르다"고 했다. 

아울러 이 당국자는 한국인 승객 중 이송 의사를 표현한 이들이 있는 지 여부에 대해 "요코하마 총영사관에 직접적으로 오고 싶다고 한 분은 현재까진 없었다"고 밝혔다. 또 "총영사관에서 (승객들 전원을 대상으로) 매일 아픈데 여부 등을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9명 중 70대의 지병이 있는 한국 승객이 있어, 이 분의 경우 개인의견을 확인해 당사자가 희망한다면 일본 정부와 하선 여부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일본 정부는 당초 잠복기가 끝나는 19일 후 승객을 하선시키려던 방침을 바꿔 14일 부터 80세 이상, 당뇨병 등 지병이 있는 승객들을 우선 하선하도록 했다. 우선 하선 대상자는 80세 이상 탑승자 등이 1순위이로, 한국 승객 중엔 일본 정부가 정한 1, 2위 순위 대상자는 없다고 한다. 

한편 이 크루즈 탑승객 3711명 중 이날 기준 확인된 확진자는 218명이다. 외교부 측은 14일 기준 "현재 우리 국민 중 의심환자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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