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발 정계개편 회오리, 민생 이슈 삼키나

2월 국회서 주요 민생·경제 법안 대거 '이월'…민주·安 합당 이슈 '블랙홀' 될까 우려

진상현 l 2014.03.03 17:23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신당 창당을 통한 합당을 선언하면서 산적한 정치권의 민생, 경제 현안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야권의 정계 개편이 현실화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격히 선거와 정치 이슈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전날 합당을 선언한 이후 정치권의 관심은 신당이 몰고올 후폭풍과 6.4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에 온통 쏠려 있다. 양측이 창당을 이달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하면서 민주당은 모든 당력을 창당 논의에 쏟아부어야할 처지다. 새누리당도 선거가 '3자 구도에서 양자구도'로 급작스럽게 전환된 데 따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국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2월 국회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민생 경제 법안 처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신당 내의 주도권 다툼 과정에서 야권이 선명성 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여야간에 타협점을 찾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여야가 선거와 정치 이슈에 매몰될 경우 법안처리에 대한 의원들과 여론의 관심이 줄어들 수 밖에 것도 현실이다.

특히 2월 국회가 '맹탕 국회'로 끝나면서 산적한 현안은 어느때보다 많아 걱정이 더 크다. 7월 지급이 예정된 기초연금법안은 3월 원포인트 국회라도 열어서 처리해야하는 상황이지만 여야가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신당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새누리당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신당 창당 보다 기초연금 처리가 우선"이라며 "민주당은 신당 창당과는 별개로 하루라도 빨리 어르신들께 공식 사과하고 기초연금 처리에 협력해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일호 새누리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처리할 수 있도록 민주당에 접촉은 하고 있다"면서 "다만 되는 듯 하다 안된 것이 한두번이 아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생활고를 비관한 '세 모녀 자살' 사건이 이후 보완 목소리가 더욱 높아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묶여있다. 이 법안은 기초생활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등을 통합방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에서 개별급여 방식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다. 정부와 여당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원대상이 확대되고 일할수록 유리한 급여체제로 바뀌어 자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하지만, 야당은 최저생계비의 개념이 사라지며 정부의 예산에 따라 복지 수급 대상이 줄어들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방송 공정성 법안에 대한 논란으로 다시한번 처리가 무산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관 법안들도 시급하다. 무분별한 보조금 경쟁을 막기 위한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원자력안전위의 감시대상을 확대하는 원자력안전법 개정안,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정보통신망법' 등 정치와 관계없는 민생 법안들이 대부분이다.

정무위원회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신용정보보호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안 등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 지어야 하고 기획재정위원회는 경남·광주은행의 매각 지원을 위해 세금 약 6500억원을 감면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신당 창당 과정에서) 야당은 더욱 각을 세워야 할 수 있다"면서 "선거 국면이기도 해 여야간의 타협 등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