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경제민주화 외치는 '대한민국 0.1%' 김세연

[대한민국 국회의원 사용설명서]

김태은 기자 l 2014.05.16 10:14

편집자주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과 관심사, 약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그는 → 안철수 "젊은 분이 1위하는 걸 보니">

지난해 여름 부산이 발칵 뒤집어졌다. 부산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생소한 이름이 1위로 치고 올라왔다. 부산의 거물 정치인들을 제친 파란의 주인공은 마흔을 갓 넘긴 김세연 의원이다.
그를 부산 금정구에서 5선을 지낸 고 김진재 의원의 아들로만 알고 있던 이들에겐 예상치 못한 이변이었다. 선친의 후광을 넘어 단숨에 차세대 부산시장 기대주로 떠올랐다.

김 의원을 주목한 것은 부산 시민들 뿐이 아니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김 의원이 여권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다선도 아닌 40대의 젊은 분이 1위를 하는 것을 보니 부산에서 변화에 대한 열망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았다"고 언급했다. 가히 '부산판 새정치'의 아이콘이라 할 만하다.
그가 비록 2세 정치인으로 출발했지만 국회 개혁과 당내 혁신, 경제민주화 등에 앞장서 오면서 기존 정치인과 차별화에 성공하고 변화를 주도해 나갈 정치인으로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방증이다.
또한 서울대 출신에 3세 경영인, 막대한 재산 등 상위 0.1%에 속하는 배경을 갖고도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사회적 약자 보호, 기득권 해체 등에 목소리를 내 온 것도 여당에서 그의 존재를 도드라지게 한 요인이다.
정치인 캐릭터 측면에서 ‘보수 진영의 안철수’로 그를 설명할 수 있다.

 

<프로필>
△경남 부산(42) △금정고-서울대 국제경제학 △18·19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 △19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 △19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키워드 → 재산순위>
김세연은 얼마 전 정몽준, 안철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국회의원 재산순위에서 이들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의 재산은 10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986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유가증권 보유 평가액이 774억원으로 1년 동안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자산도 200억원이 넘는다.
현재 40대 초반의 나이와 정몽준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점을 고려하면 훗날 재산순위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

<연관 검색어 → 김진재, 동일고무벨트>
부산 금정구에서 5선을 지낸 김진재 의원의 아들이자 동일고무벨트의 최대주주로서 부산에서의 영향력은 독보적이란 평가다. 동일고무벨트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고무벨트를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1위 회사다. 부산 내에서는 웬만한 대기업보다 동일고무벨트에 취업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할 정도로 탄탄한 규모와 내실을 갖췄다. 김 의원 역시 회사 경영에 뜻을 두고 동일고무벨트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선친인 김진재 의원이 작고하면서 정치인의 길에 접어든다. 당시 한나라당에서 김진재 의원 측 뜻과는 다른 인물을 후보로 내세우자 김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감행해 이를 저지한 것. 선거 구호도 단 하나, “김진재 아들 김세연입니다”였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한나라당보다 더 센 ‘김진재 아들’의 파워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부산 출신의 한 국회 관계자는 “부산 금정구 사람들은 김세연을 아들처럼 바라보는 분위기”라고 그의 위상을 전했다.

<1호 법안 → 외국인 아동의 초중고 입학 허용>

줄곧 교육 관련 상임위만 맡아왔다. 국회의원이 된 후 첫번째 법안은 국내 거주하고 있는 모든 외국인 아동의 초중고교 입학을 허용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었다. 미등록 외국인의 경우 아동의 학교입학 절차가 까다롭고 이들에 대한 입학을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해 법적으로 외국인 아동들의 학습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그러나 이 법안은 불법 체류자 아동을 용인하는 것으로 출입국관리법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통과되지는 못하고 폐기됐다. 다만 꾸준한 문제제기로 시행령에서 입법 취지가 반영될 예정이다. 상임위와 관련된 교육 분야에서지만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에 대한 관심이 엿보인다.

<대표법안 ‘김세연 법’은? → 지방대학 육성>

재선 의원으로서 19대 국회 들어서서 김 의원은 교육에서 지방균형발전으로 분야를 보다 넓혀갔다. 부산 토박이인 그는 제2의 도시 부산마저 서울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현실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지방대학 육성법에 관한 특별법안’은 김 의원의 이러한 생각이 반영돼 탄생했다.
이 법안은 교육부가 지방대학 육성발전을 위한 종합 시책을 수립하고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케 했고 공공기관과 기업이 정원의 일정 비율 이상을 지방인재로 채용하도록 노력할 것을 명시했다. 지방인재의 교육 기회 보장은 물론 취업과 지역 발전으로 연결되도록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법으로 내년도 대학선발에서 지방의대들은 정원의 30%를 지역 출신으로 선발한다. 또한 교육부는 지방대 특성화에 5년간 1조원의 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 당장 지방 교육의 변화가 눈으로 드러나면서 지방 균형 발전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어 김 의원 스스로도 자신의 대표법안으로 자부심이 크다.

<머릿 속에 담긴 법안 → 지방 분권에 관련한 재정법, 공무원법, 정부조직법...>

본격적으로 지방 균형 발전과 관련한 입법 활동을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당초 19대 전반기 상임위도 정부 조직과 지방 재정을 관장하는 안전행정위원회를 1순위로 희망했다.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한 핵심이 지방의 재정 자립도를 높이고 지방자치의 활성화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는 최근 도시재생활성화 지역 내에 내국인 대상 민박업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과 공무원 비리 조사 시 시효를 정지하고 징계시효를 5년으로 개정하는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개정안 등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이 사람의 한마디 →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2012년 1월 27일 당사 기자회견.
김세연이 여의도 국회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정치인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게 한 한마디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총선을 앞두고 상향식 공천 개혁과 정책 쇄신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이 같이 외쳤다. 
김세연 의원은 개혁성향의 초선의원 모임 ‘민본21’의 간사로 활동하면서 국회 폭력사태와 하향식 밀실공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경제민주화실천모임 활동을 통해 재벌의 독과점과 불공정거래 문제를 집중 거론하는 등 새누리당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앞장섰다.
김 의원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개인이든, 국가든 지속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의 자격이 없다"면서 "경제민주화를 계속 이야기했던 것도 소위 보수가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의 자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차세대를 이끌 정치인으로 그를 주목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그의 사람들 → '2세 정치인'의 어드밴티지>
범(凡) 친박.
그러나 딱히 명확한 계파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워낙 신중한 처신으로 당내 주류와 비주류, 어느 한 쪽에 기울지 않는 모습이다. 당 중진들에게 두루 호평을 받고 있다.
*황우여 :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사무제1부총장으로 지명했다. 황우여 원내대표 시절에도 원내부대표였으며 특히 국회선진화법 최종 협상 시 원내수석부대표 부재로 대행을 맡아 최종 협상에 임했다.
*남경필 : 18대 국회 때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19대 때 ‘경제민주화 실천모임’, ‘동아시아 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등 국회 개혁과 정책 모색 등을 논의하는 모임에서 손발을 맞췄다.
*유승민 :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로 친분이 두텁다. 사회적경제법 입법을 위한 사회적경제특위도 함께 하고 있다.
*김무성 : 부산 지역 의원 중에서는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선친 때부터 친분이 두터웠다.
*조순형 : 롤모델로 삼고 있는 정치인. 18대 국회에서 가장 존경했던 국회의원.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명확한 잣대로 판단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때 항상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해줬다는 점에서 닮고 싶다고.

<라이프 → 박대통령 조카사위 “내 아이에겐 같은 경험 하고 싶지 않아">
선친이 5선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처가는 박근혜 대통령과 닿아있다. 박 대통령의 사촌형부인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사위다. 즉 박 대통령의 조카사위다. 주변 환경 때문에 오히려 정치인은 피하고 싶었던 진로였다. 정치인의 가족은 그리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의 아들이었던 삶이 불행했냐는 질문에 그는 “행복하지 않은 것과 불행한 것은 다르다”고 답했다. 그러면 행복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묻자 “감사했지만 내 아이들에게 같은 경험을 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었다”고 말했다.
외견 상 정치인이 된 지금의 생활은 정말 재미없어 보인다. 
술은 못 마신다. 주종 관계없이 석 잔이 한계다. 영화는 비행기를 탈 때 보는 편이다. 독서도 정보 습득을 위해 한꺼번에 여러 책을 발췌해서 읽는 스타일이다. 부산 출신이라 야구 팬일 만도 한데 어렸을 때는 많이 봤지만 요즘은 통 보지 못한다.
노래방에서 랩이 들어간 서태지의 댄스곡을 즐겨부른다는 후문. 

<요 주의! >
  너무 많은 재산이 정치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동일고무벨트의 대주주이기 때문에 업무상 관련성이 있는 상임위 활동에는 제약이 있다. 향후 광역단체장에 나갈 때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부산시장 출마를 포기했을 때 ‘부산시장 직무연관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의원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언급을 피하고 있다.
지역 기반이 확고한 데다가 당내 모임과 당직 등의 활동이 두드러진 데 반해 상임위 활동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부산을 넘어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정치인이 되고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습니다"라고. 겸손인지 내숭인지 모르겠으나 대중 정치인으로 자리잡는 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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