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의 '희귀템'…김성태 "제 몸엔 노동자의 피가"

[the300][국회의원 사용설명서] '무대의 오른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이현수 기자 l 2014.10.21 07:08

편집자주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과 관심사, 경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 의원의 경쟁력과 정치적 미래,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을 어떻게 '사용'해야 우리 사회가 한걸음 나아가고 우리의 삶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지, 분야별 '파워분석'을 통해 보여드립니다.

이승현 그래픽 디자이너


 

#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잘 왼다.

여러 사람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는 이름 석자를 반복적으로 부르며 얼굴을 익힌다. 김 의원이 우리사회 비주류에서 주류로, 주류 안의 비주류에서 다시 주류로 떠오른 비결은 상대방과 상황을 빨리 파악하는 능력에 있는 듯 하다. 
당내 조직·정무통으로, 김무성 대표의 '오른팔'로 통하고 있는게 우연은 아닌 셈이다.


의정활동보다는 '우(右)성태'로만 불리는 것이 본인 입장에선 아쉬울법도 하다.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돼 주목받은 '정년 60세 연장법안'이 그의 작품이다. 최근엔 대체휴일제 확대를 골자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보수 정당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법안들에서 짐작할 수 있듯 김 의원은 새누리당 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노동계 출신' 인사다. 한양건설 근로자, 전국정보통신노동조합연맹 위원장,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상임부위원장을 거쳐 2008년 제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됐다.

정치입문 계기는 MB와의 만남이었다. 김 의원은 2002년 한국노총 사무총장 신분으로,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MB와 노동현안을 협의했다.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MB가 '의외로' 좋은 협상파트너였고, 대선 때 지지하면서 정치와 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19대 총선에선 민주통합당 3선 중진과 맞붙어 재선에 성공,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전반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후반기엔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간사를 맡고 있다. 그의 지역구인 강서구 을은 현재 도시개발 사업에 한창인 마곡지구를 끼고 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스1 오대일 기자


[키워드1→노동계, 야성]
"제 몸속엔 노동자의 피가 흐릅니다."

김 의원은 중동근로자 출신으로 25년간 노동운동을 했다. 스물 일곱이던 1983년 한양 해외건설현장 근로를 자원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년을 보낸 게 그 시작이다. 그는 "55도 열사의 나라에서 오로지 어머니와 아내만 생각하고 열심히 일했다"고 소회했다.

김 의원은 이 시기를 '싸대기'로 추억한다. 싸대기는 우리나라 중동근로자들이 드럼통에 물과 건포도, 설탕을 집어넣어 만들어 먹었던 술이다. "워낙 더워서 야간에 모래를 팠어요. 그 안에 드럼통을 집어넣고, 물 반, 건포도 한 포대, 설탕 두 포대를 집어넣은 뒤 이튿날 밤에 마셔요. 막걸리와 비슷한 맛이 나는 술인데…."

중동 근로는 노동운동을 시작하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KT 등 정보통신기업의 노조 연합체인 전국정보통신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지냈다.

그는 새누리당 내에서 소외받을 법한 이력을 장점으로 활용했다. 19대 전반기 국회에선 환노위 간사로서 노동계의 넓고 깊은 인맥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키워드2→쓴소리]
'노동자의 피'가 흐르기 때문일까. 김 의원은 쓴소리를 거침없이 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한다.

올 초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의 눈치만 살필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가감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정당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박 대통령의 '세비 반납' 발언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적절치 못했다"며 "특히 세비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삼권분립 정신에서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내 대표적 친박계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서도 각을 세우고 있다. 올 초 서울지역 조직위원장 인선 문제와 관련,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분은 오로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기 사람 심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연관검색어→김무성]
김 의원은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최측근이다. 김 대표가 2010년 원내대표 맡았을 때 원내부대표로 호흡을 맞추며 가까워졌다. 이후 친박계 독주를 견제하며 '비주류'로서 함께했다.

그는 김무성 대표 선출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전당대회 이후 당 사무총장 물망에 올랐으나 본인이 먼저 뜻이 없음을 밝혔다. "지근거리에서 대표를 도운 사람들은 2선으로 물러나 당의 화합을 위해 길을 터줘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김무성(왼쪽),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사진=뉴스1 박세연 기자


[대표법안→대체휴일제, 정년60세 연장, 공동주택관리]
김 의원이 최근 대표 발의한 대체휴일제 확대 법안의 정식명칭은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이다. 근로기준법에 공휴일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대표 발의한 '고용상 연령차별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일부개정안', 일명 정년 60세 연장법안은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주5일 근무제 이후 우리사회에서 가장 큰 혁신일 것"이라고 자부했다.

한편 그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들어와 대표 발의한 공동주택관리법안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 법안 관련 특혜 의혹을 보도한 모 일간지 기자는 김 의원측의 요청으로 기사가 삭제되자 법적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김 의원은 이에 "국토위 간사로서 국토교통부 법안을 대표 발의한 것"이라며 "특혜를 주기 위한 법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사람의 한마디 1→"솔직히 서울시장까지는 하고 싶다"]
김 의원은 최근 한 종편 방송에 출연, '대통령까지 하고 싶다' OX 질문에 X를 들었다. 대신 "솔직히 서울시장까지는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까지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었다. 6·4지방선거에선 선거 총괄책임을 지고 박원순 시장을 공격, 야권의 비난을 받았다. 

[이 사람의 한마디 2→"노사임금 단체교섭에서도 결과물이 노조 총회에서 부결되면 그 노조 지도부는 책임을 진다"]
세월호특별법 여야합의에 나섰다 당내 설득에 실패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빗대 한 말이다. 두 차례 협상안이 파기된 뒤 새정치연합이 거리로 나서자, 김 의원은 "사회적 비용에 대해 야당 지도부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말을 했다. 

[요주의! - 막말 논란]
△2009년 11월 26일,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소위
-박기춘 당시 민주당 법안소위원장 "지금 반대하는 의견도 있고, 사전에 충분히 대화를 안했잖아."
-김성태 의원 "지난 번 회의 때 어떻게 정리했는데 사내새끼면 *알차고 똑바로 얘기를 하자고 지금."

△2013년 8월 2일, 서울시청 항의방문
-민주당 서울시당, 같은 달 21일 김성태 의원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 서울시청에 방문해 시장실 무단진입을 시도하고, 청원경찰 1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

△2013년 12월 13일, 새누리당사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회의
-새누리당 노조, 김성태 의원이 비공개로 진행된 서울지역 조직위원장 선정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회의에 무단 난입해 폭언과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주장.
 
[프로필]
△경남 진주(56) △진주기계공고-강남대 법학-한양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한양 해외건설현장 근로자 △전국정보통신노동조합연맹 위원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 △18·19대 국회의원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간사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