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장 거짓말 논란…복지위 한국당 의원 전원 퇴장(종합)

[the300]식약처장, 6일만에 "국내산 문제없다" 발언 공식사과 했지만…거짓 해명 논란으로 '파행'

김민우,안재용 기자 l 2017.08.16 20:20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에서 속개된 전체회의에 참석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17.08.16. 20hwa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6일전 기자간담회에서 유럽 살충체 계란 파동을 거론하며 "국내는 문제가 없으니 먹어도 좋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류 처장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더 이상 업무보고를 속개할수 없다고 판단, 회의장을 퇴장했다.

여야 의원들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산 (계란은)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고 생활해도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4월 소비자보호연맹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국내산 계란의 진드기 감염률이 94.2%에 이르고 농약 사용농가가 61%라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대책 마련은 뒤로한 채 단순히 정부부처의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안심해도 된다는 발언을 한 게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살충제 계란은 우리에게 없다고 말씀하지 않았나. 거기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키웠다"고 질타했다.여당에서도 질타는 이어졌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인 상황"이라며 "(살충제 계란 파동은)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했다.

류 처장은 지난 1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유럽 살충제 계란 파문에 대해 얘기하던 중 국내산 달걀과 닭고니는 안전하다며 먹어도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처장은 당시 발언에 대해 "당시 제가 보고받기론 작년 (국내산 계란) 전수조사 결과 이상이 없었고 국민들이 불안하시겠다 싶어 '지금까진 검출된 게 없었다'고 말한 것"이라며 "그런데 바로 이 사건이 터져 진심으로 그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류 처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의원들은 류 처장의 6일전 발언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물었다. 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한 경제지 보도를 인용하면서 "식약처가 직접 모니터링해서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불과 며칠만에 뒤집혔다. 국민이 어떻게 신뢰하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류 처장은 "식약처가 모니터링했다고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당 기사는 류 처장의 말을 직접 인용해 '국내는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고 생활해도 된다''국내산 달걀과 닭고기는 지난주부터 모니터링했는데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화근은 여기서 시작됐다. 성 의원은 "처장이 언급한 게 아니라면 언론사가 잘못 보도한 것이냐"고 재차 물었고 이후 류 처장의 당시 발언을 보도한 해당 언론사 기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사실관계를 확인한 성 의원은 류 처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더이상 업무보고를 진행할 수 없다고 회의 진행을 반대했다. 여야는 한시간 넘게 정회한 채 회의 속개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한국당 위원들은 회의장을 퇴장했고 여당의원만 회의장에 남아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한국당 강석진 의원은 "성일종 의원 질의 과정에서 류 처장의 답변이 적절하지 못했고, 단순히 그것은 말꼬리라고 볼 것이 아니라 국민 먹거리를 담당하는 수장으로서의 신뢰문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류 처장의 답변이 오전 업무보고부터 제대로 안되고 있으며 더 이상의 업무보고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공직자가 얼마나 말에 신중해야 하는 지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기를 바란다"면서도 "처장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해도 국민적 관심사를 제대로 파헤치지 못하고 이렇게 마무리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류 처장은 "당시 발언 당시 그런 용어를 사용한 것은 정확히 기억은 못하겠으나 혼돈이 돼서 미스가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모니터링이라는 용어를 썼다면 실제 식약처가 검체를 가지고 검사를 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뜻이 아니고 농림부 발표를 근거로 모니터링 했다는 뜻일 것"이라며 "당시 받은 자료를 보고 국민 불안을 감안해 안전하고 전수조사 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언어선택이 잘못돼 송구스럽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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