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서 소환..현대 '포니'·기아 '봉고' 당시 인기는

[the300][대한민국 1987-2018]⑤

최석환 기자 l 2018.01.13 07:02

편집자주 14일은 '6월 항쟁'의 불씨를 당긴 고(故) 박종철 열사 사망 31년이 되는 날이다. 머니투데이는 '영화 1987' 신드롬을 통해 대한민국의 31년전과 오늘을 짚어 봤다.



최근 영화 '1987'이 5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영화 속에 등장한 인물들은 물론 당시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과 소품 등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의 국내 첫 독자 생산모델인 '포니'와 승합차의 대명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기아차의 '봉고'도 마찬가지다. 주·조연을 맡은 배우들과 직·간접적으로 엮이면서 시대의 숨은 대변자 역할을 해줬다. 

1987년 당시 운행됐던 '포니'는 1982년 2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쳐 출시된 '포니2(Ⅱ)' 모델이다. 3도어 해치백과 5도어 스테이션 왜건은 판매가 부진해 없어졌고, 5도어 해치백과 2도어 적재량 0.4톤의 픽업 트럭만 생산됐다.

기존 '포니'는 캐빈 룸과 트렁크 룸이 분리된 4도어 패스트백이였지만 '포니2'는 캐빈 룸과 트렁크 룸이 연결된 5도어 해치백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시속 5마일의 속도로 충돌해도 차체 손상을 막는 에너지 흡수형 범퍼가 달린 게 특징이다.

현대차는 '포니2'를 통해 캐나다에 수출을 시작했다. 캐나다 수출용은 1984년 5월부터 국내에서 'CX'라는 트림으로 판매되기도 했다. 1985년에 전륜구동 방식의 후속 차종인 '엑셀'이 출시됐지만 병행 판매됐다. 하지만 자가용은 1988년 4월에, 영업용은 1990년 1월에 단종됐다.

'봉고'는 기아차(당시 기아산업)가 1980년 9월에 내놓은 다목적 소형화물차 봉고 1톤(E-2200)(3인승)에서 시작됐다. 영화에서 경찰들이 학생 등을 연행할 때 주로 등장한 '봉고'는 트럭이 아닌 승합차로 '봉고 코치(12인승)'라는 구분된 모델명을 썼다. 

'봉고 코치'는 1981년 8월에 출시됐으며 첫 해에 1013대를 생산해 1011대를 파는데 그쳤지만 봉고 확판운동이 전개되면서 1982년에 1만1003대, 1983년에 1만3083대 등으로 판매 실적이 증가했다. 실제로 1987년까지 5만3353대가 판매·수출됐다. '봉고 코치'에 맞서기 위해 현대차가 1986년 '그레이스'라는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판매 가격은 출시 당시 '포니2'가 347만원, '봉고 코치'는 648만이었다. 차급으로 보면 현대차 '엑센트'나 '스타렉스(12인승)'와 견줄 수 있다. '엑센트'와 '스타렉스'의 가격은 트림별로 각각 '1142만~1600만원(가솔린 기준)', '2365만~2750만원' 수준이다. 1980년대와 비교하면 그간 4배 가량 비싸진 셈이다.

영화의 배경이 된 1987년 판매 실적을 보면 '포니2'가 347대, '봉고 코치'가 708대로 두 모델 모두 하향세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잘 팔릴 때를 보면 '포니2'가 연간 3만대, '봉고 코치'가 2만대 규모였다"며 "(그래서 그랬는지) 두 모델 모두 1987년을 마지막으로 단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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