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文대통령 신년회견 비난 "얼빠진 궤변…착각 말아야"

[the300]"불순행위 보고만 있지 않을 것…평창 대표단 태운 열차·버스 아직 평양에" 위협

박소연 기자 l 2018.01.14 20:47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무술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이 남북 회담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화해국면에 찬물을 끼얹는 온당치 못한 망언이 튀여나와 사람들을 아연실망케 하고 있다"며 "불순한 행위를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조선당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대화가 미국 주도의 제재·압박의 효과이며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이 크다고 한 것, 대화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언급한 점 등을 거론하며 "얼빠진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이후 북한 매체가 우리 정부를 직접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15일 북한 예술단 파견 관련 남북 실무접촉을 앞둔 것이어서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통신은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고 '북한과 유약하게 대화만 추진하지 않겠다', '독자적으로 제재를 완화할 생각은 없다' 등의 발언을 일일이 열거하며 "흉심을 드러냈다", "이치에 맞지 않는 무지한 소리", "음흉한 악설일색"이라고 비판했다.


통신은 "아무리 상전(미국)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가련한 처지이기로서니 대화상대를 앞에 놓고 이렇게까지 무례하고 우매할 수 있는 것인가"라며 "최근 미국이 북남대화에 대해 겉으로는 지지요 환영이요 하면서도 속으로는 당황망조하여 북핵폐기에 도움되지 않는 남북관계 개선은 의미가 없다고 앙탈질하며 남조선당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여건이 조성되고 성과가 담보돼야 (남북 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서는 "회담을 해야 공동성명도 나오고 공동보도문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뜻을 맞춘 합의서도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이라며 "처음부터 결과물이 있어야 만날 수 있다고 줴쳐대고 있으니 상식 이하"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남조선 당국자는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지만 그에 찬물을 끼얹는 불순한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은 모든 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며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할 우리 대표단을 태운 열차나 버스도 아직 평양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자들은 자기들의 점잖지 못한 처사가 어떤 불미스러운 결과를 가져오겠는가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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