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셀프 후원금'에 낙마, 거세지는 '조국 책임론'

[the300]외유성 출장 비해 검증 소홀…두 차례 검증에도 '위법' 결론

최경민 기자 l 2018.04.16 21:30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2018.03.20.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셀프 후원'을 위법하다고 지적하면서 조국 민정수석과 청와대 인사 시스템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16일 선관위는 김 원장이 국회의원 임기 말 자신이 속한 '더좋은미래'에 5000만원의 기부를 한 것과 관련 "종전의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는 금액을 납부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즉각 사의를 표명했다.

그런데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선관위 발표 직후 "후원금 부분에 대해서는 민정수석실에서 김 원장을 검증할 당시에 그 내용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후원금 부분에 대해서는 선관위의 판단이 우선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정수석실에서 후원금 부분에 대해서 검증 내용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경위는 좀 더 파악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검증 및 대응의 초점을 김 원장의 외유성 출장에 맞춰 후원금 검증이 소홀해진 꼴이 됐다. 선관위는 김 원장의 '피감기관 예산 해외출장'과 관련해서는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청와대의 타격은 적잖다. 김 원장의 경우 인사검증을 책임지는 조 수석이 두 차례나 검증을 하고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조 수석은 직접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시로 김 원장에 대한 의혹을 검증을 했고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조 수석이 김 원장과 '참여연대'를 매개로 가까운 사이여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조 수석은 참여연대 운영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김 원장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지냈다.

조 수석의 인사검증 실패 사례가 정권 출범 후 1년 동안 이어졌다는 지적 역시 피할 수 없게 됐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 '낙마자'들이 그동안의 인사검증 실패 사례다.

조 수석의 사퇴에 대한 야권의 목소리 역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당은 김 원장의 위법 사실이 드러나자 일제히 조 수석의 사퇴를 언급했다. 대통령비서실을 책임지는 임 실장, 그리고 문 대통령에게까지 그 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

청와대가 대국회 공세에 나서기도 쉽지않다. '피감기관 예산 출장'에 포커스를 맞춰왔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김기식 케이스' 대로 피감기관 16곳의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간 사례가 167차례고, 자유한국당이 이중 94차례였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선관위가 출장 문제에 대해 경우에 따라 법 위반이 아닐 수 있다고 해 국회에 책임을 묻는 게 쉽지 않아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민정라인의 총사퇴 가능성에 대해 "지금 언급할 내용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조 수석이 직접 별도의 입장을 발표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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