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文대통령, 한미회담 전 김정은과 핫라인 통화해야"

[the300]"송영무, 美에 맥스선더 때 B-52 폭격기 전개 못하게 했다"

백지수 기자 l 2018.05.16 19:08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16일 "오해를 극복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 가기 전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과 (핫라인) 통화를 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미합동 공군훈련 '맥스선더'(Max Thunder)를 빌미로 이날 열기로 했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연기한 것과 관련해서다.


문 특보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북미정상회담 전망'을 주제로 연 포럼에 참석해 "(남북 관계가) 어제까진 참 좋았는데 오늘부터 참 어렵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오늘부터 일어나는 현상은 특히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우리 정부도 미국과 얘기해 북한이 우려하는 맥스선더 훈련에 대해 조치를 취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북에서 말하는 맥스선더가 F-22 전투기와 내일부터 하려는 B-52 폭격기 훈련인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오늘 미국 국방부 측을 만나 B-52 전개는 안 된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까 의구심이 많다"며 "지난주 워싱턴에서 200~300명 정도의 미국 전문가를 만나니 80%가 회의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과 트럼프를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없는 지도자 둘이 만나는데 어떻게 믿느냐'는 반응이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사에서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도 2번 (북한에) 갔고 심층적인 얘기를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며 "거기에 희망을 걸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의 판이 깨지면 남북도 어려워진다"며 "지난해의 원점으로 귀환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판을 깨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의제도 전망했다. 그는 "일괄적 핵 폐기냐 점진적 핵 폐기냐, 행동 대 행동인지 점진적 동시 교환인지 등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논의할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이견 차에 대해서도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이 먼저 선제적으로 핵 미사일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을 원한다"며 "북은 기본적으로 미국을 믿을 수 없다, 신고한 만큼 보상을 달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북한은 신고 안한 핵 무기까지 미국과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자의적으로 사찰하는 것은 안 받으려 할 테지만 미국이나 IAEA는 그렇게 하려고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관심이 많아 2020년 11월까지 2년 반 안에 가시적 결과가 있어야 한다"며 "북한은 가급적 핵 폐기를 느긋하게 하려고 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그는 핵 과학자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복잡 다단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 핵 과학자 1만5000여명을 평화적 목적을 위해 미국이나 타국으로 데려가 살도록 할 용의도 있다"며 "단순히 냉각탑 파기가 불가역 핵폐기가 아니다"라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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