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직업 청년취업 바늘구멍 뚫은 '20대 정치신인들'

[the300]6.13 지방선거, 20대 청년 지방의원 31명 당선…유일한 광역의원 이동현 당선인 등 눈길

조철희 기자 l 2018.06.17 16:33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민경 인천 연수구의회의원, 이동현 서울시의원, 정한도 경기 용인시의원, 이의찬 부산 연제구의원, 박근혜 부산 금정구의원, 정연우 경기 고양시의원 당선인

20대 청년들의 취업은 어떤 직종이든 힘들지만 정치인 직업은 특히 기성세대가 쌓은 장벽을 넘기 힘들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도 이 벽을 넘은 이들이 많지 않았다. 3994명의 전국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20대 당선인은 총 31명(0.8%)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는 높다. 젊은 패기로 기존 정치권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길 바란다. 이들 스스로도 남다른 각오와 포부로 나섰다. 이미 선거기간 중 공약한 정책도 기성 정치인들과 차별돼 눈길을 끌었다.

전국 최연소 여성 당선인은 조민경 인천 연수구의원 당선인이다. 1992년생으로 올해 만 25세다. 대학을 졸업한 지 겨우 1년 됐다. 더불어민주당으로 출마해 37.2%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현직 구의원 출신인 이강구 자유한국당 당선인보다 4000표 넘게 더 얻었다. 

조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유세차를 쓰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유권자들과 만났다. 다문화에 친숙한 세대인 만큼 '나의 외친소'(외국인-한국인 가정 문화교류)와 청년들을 위한 송도내 국제기구 교육프로그램 운영 공약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의찬 부산시 연제구의원 당선인도 1992년생이다. 김해영 민주당 의원의 청년특별보좌관 출신이다. 취임 후 3개월 내에 청년단체들과 연대해 주거·생존의 권리를 명시한 '청년 기본조례'를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청년들을 대변하겟다는 당찬 패기만큼이나 정책 실행 속도도 빠르다.

광역의회에서는 단 한 명의 20대 의원이 나왔다. 광역의회 최연소 후보였고 최연소 당선인이 된 1991년생 만 26세의 이동현 서울시의원 당선인이다. 이 당선인은 수도 서울의 성동구제1선거구(금호ㆍ옥수동)에서 50%가 넘는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이 당선인은 "시민의 눈을 두려워 할 줄 아는 정치를 하겠다. 절대 으스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반대로 풀이하면 정치신인이 기성 정치인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 수 있다. 이 당선인은 취임 후 곧바로 지역청년 취업지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1991년생 만 26세 정한도 경기도 용인시의원 당선인은 당선 직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대학 재학 중 인구 100만명이 넘는 용인시의 역대 최연소 시의원에 당선됐다는 사실, 표창원 민주당 의원 비서 출신이라는 경력 등 때문이다. 그는 "대도시이지만 그동안 청년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담기지 않았다"며 "정치로부터 소외된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도 20대 당선인이 있다. 정연우 경기 고양시의원 당선인이다. 1988년생 만 29세다. 대학 졸업 후 물리치료사로 일하다 시의원에 도전했다. 보수의 가치가 좋아 한국당을 선택했다고 한다. 지역에서도 당에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 결국 그는 선택을 받았다. 스스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는 청년 정치인으로 역할을 부여해 어려움에 빠진 보수 진영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이름 때문에 후보 때부터 큰 화제가 됐던 박근혜 부산시 금정구의원 당선인도 1988년생이다. 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무투표 당선됐다. 변호사인 박 당선인은 청년·여성·아동 분야 의정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