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한국 언론자유, 지금이 역사상 최고?

[the300]문재인 대통령, 美폭스뉴스 앵커의 "언론 탄압" 질문에 반박

김남희 인턴기자 l 2018.10.02 15:45
"한국의 역사상 지금처럼 언론의 자유가 구가되는 시기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유력매체 폭스(FOX)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일각에서 대통령께서 언론을 탄압하고 있고, 그래서 의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는 브랫 베이어 수석 앵커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언론의 자유가 탄압 받는다는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이에 대해 28일 김성태 원내대표는 "어떻게 미국에서 대한민국이 언론 자유가 잘 보장된 나라라고 말할 수 있냐"며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주장한 '한국 역사상 지금처럼 언론의 자유가 구가된 시기는 없었다'는 발언은 근거 있는 주장일까. 

[검증 대상]
한국 역사상 지금처럼 언론의 자유가 구가되는 시기는 없었다.

[검증 방식]

◇언론자유지수 순위 20계단 상승=한 국가의 '언론의 자유'를 측정하는 가장 공신력 있는 지표는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가 매년 발표하는 '언론자유지수(PFI)'다. 2002년부터 전 세계 180개 국가의 언론자유 위협 정도를 측정해 순위를 정하고 있다. 0점에 가까울수록 언론 자유도가 높은 국가로 분류된다.

역대 한국 언론자유지수/머니투데이


올해 4월 발표된 ‘2018 세계 언론자유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국 180개 국가 중 43위(23.51점)다. 이는 지난해(63위)보다 20계단 상승한 것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언론자유지수가 크게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가장 높았던 건 노무현 정부=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한국 역사상 언론자유지수가 가장 높은 정부는 아니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노무현 정부인 2006년 31위(7.75점)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하락해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70위(28.58점)까지 떨어졌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올해 PFI 발표 장소로 한국을 택했다. 아시아 국가로선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한국의 언론자유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발표 당시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함께 언론자유의 어두웠던 10년이 끝났다”며 “10년의 후퇴 뒤 눈에 띄는 개선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 언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투지를 보인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미국보다 높아=같은 조사에서 미국은 올해 4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43위)보다 두 계단 하락한 수치다. 한국이 미국(45위)보다 높은 언론자유 순위를 기록한 건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7년 이후 11년 만이다. 

[검증 결과-절반의 사실]
국경없는기자회 PFI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 역사상 가장 높은 언론의 자유가 구가된 시기는 노무현 정부 때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에도 언론 자유도가 지금보다 높았다. 한국의 올해 PFI 순위는 그 당시보단 낮지만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거짓'이라고 못박기에는 언론 자유지수가 많이 회복된 게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이 한국 역사상 가장 높은 언론의 자유가 구가되는 시기"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절반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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