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체제' 靑 정책실 속 '왕수석'에 가까워진 윤종원

[the300]'포용국가' 등 文대통령 신뢰받는 중…비경제학자 김수현과 차별화

최경민 기자 l 2018.11.09 16:18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 윤종원 경제수석, 한병도 민정수석.(왼쪽부터) 2018.11.06. jc43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9일 정책실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왕수석'의 위상은 윤종원 경제수석이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수석은 지난 6월 경제수석에 임명된 직후부터 청와대 내부의 기대를 받아왔다.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해온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경기지표 부진으로 그 입지가 흔들리는 와중에 청와대에 들어온 정통 경제 관료였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첫 상견례에서 "장악력이 강하시다고 들었다"며 기대감을 표명했다.

윤 수석은 매일 오전 9시에 진행되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티타임 회의에 고정적으로 배석해왔다. 문 대통령에게 경제 현안을 보고하는 역할이다. 티타임 회의는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정권 핵심 멤버들과 함께 진행해온 회의다. 사회수석실이 맡았던 에너지 정책이 경제수석실로 넘어왔고, 부동산 정책의 이관 역시 추진되는 중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최근들어 윤 수석이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대사 시절부터 주장해온 '포용국가'를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도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3대 정책 축을 언급하면서 "국정목표를 하나로 종합하면 포용국가"라고 밝혔다. 청와대 역시 이날 인선의 콘셉트가 '포용국가'임을 강조했다.

특히 정책실장에 비(非)경제학자인 김수현 실장이 임명됨에 따라, 정통 경제 관료인 윤 수석의 위상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전체적 정책 디자인을 김 실장이 한다고 해도,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윤 수석의 전문성이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실장은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며 "경제 야전사령탑으로는 홍남기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정책으로 소득주도성장을 힘있게 추진했던 장하성 전 실장과 달리, 김수현 실장이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제한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청와대가 경제 컨트롤타워로 지목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 보다 윤종원 수석의 행정고시 기수가 더 앞서는 것도 변수다. 홍 후보자는 행시 29회, 윤 수석은 행시 27회다.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고, 행시 기수 조차 더 높은 윤 수석이 세간의 평가대로 '그립'을 강하게 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수석의 위상이 상승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들어 떨어졌던 '경제수석'의 상징성이 어느정도 회복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경제수석을 정책실장 산하에 두고, 그 역할을 일자리수석·사회수석·경제보좌관 등으로 나눈 것은 경제수석의 경제정책 독점 현상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이번 청와대 인사와 역할 재배치로 분산됐던 경제수석의 역할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선으로 같은 시점에서, 같은 시각으로, 같은 곳을 보면서 호흡을 맞춰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전보다는 속도감과 실행력이 분명히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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