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out, 홍남기 in'… "그밥에 그나물" vs "경제기조 유지"

[the300]예산심사 중 경제컨트롤타워 교체…정치권 "국회 무시" 지적

조준영 기자, 김하늬 기자, 김민우 기자 l 2018.11.09 16:43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열린 소득주도특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8.9.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와대가 9일 '경제투톱'인 장하성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동시에 교체한 것을 두고 여야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정부 경제기조의 큰 원칙을 지킨 인사"라고 긍정 평가한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혹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신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내정하고 정책실장에는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두 분이 열심히 노력했지만 경제운영상 여러 문제가 누적됐다"며 "두분 사이의 갈등이 여러형태로 국민들에게 보여지면서 불안감을 초래한 측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경제정책 운영을 위해서 지금쯤 (인사를) 바꿔 예산과정을 거치는 게 좋다"며 "(이번 개각은) 소득주도성장 중심으로 잘 맞춰나가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연속성과 사회통합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 정부 실행능력이 우선시된 적재적소의 인사"라며 "경제 부총리와 정책실장 인선에 따른 국무조정실장과 청와대 사회수석 인사 역시 전문성과 실행력을 중시하는 선택"이라고 호평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예산심의 중 경제부총리를 교체한 데 따른 비판에 "예산과 관련해 본회의에서 수정안의 동의여부를 밝히거나 통과시 감사인사를 하는 것 외에 부총리의 역할은 사실상 끝난 것"이라며 "어제(8일)까지 예결위 경제분야 부별심사까지 다 마쳤고 소위단계로 가면 사실상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 2차관이 출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청와대가 인선을 발표하며 김 부총리는 17개월간 머물렀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2018.1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면 한국당은 예산심의 중 단행된 인사교체에 소위 '김빼기' 작전처럼 국회 심사를 방해하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당 간사이자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추경호 의원은 이번 인사를 '회전문'이자 '그밥에 그나물'이라며 "왜 했는지 알 수 없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재풀을 넓히지 못한 채 기존의 정책자들끼리 자리를 바꿔서 간다는 (청와대의) 독선과 오기를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후보자에 대해서는 "기재부 출신이니 경제통이 아니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면서도 "경제좀 살려보겠다는 교체 의미에 맞지 않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신임 김수현 정책실장을 두고는 "경제 실패의 책임자를 영전시키는 건 말이 안된다"며 "대선캠프 핵심이고, 정부의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김 부총리가 예산까지는 마치고 가겠다고해서 바뀌더라도 12월 중순쯤이겠구나 생각했다"며 "그러나 김 부총리가 '정치적 결정의 위기'라고 소신발언 한 이후 인사가 급물살을 탔는데 이것은 감정적 인사고 옹졸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정부가 2019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포용성장'이라고 문패까지 바꾼 판에 소득주도성장을 더 주장했던 김수현 수석을 정책실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도 이번 인사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부대변인은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문책성 인사로 사람을 교체하는 것이 정상적인 수순"이라며 "사람만 바뀌었지 정책은 안 바꿀 것이라면 왜 바꿨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교체가 예정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정상적으로 지휘하지 못할 것은 당연하다"며 "그럼에도 청와대가 갑작스러운 경질을 강행한 것은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는 김 부총리의 비판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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