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력기금 절반 비공개…조명균 "대북협상력 위한 것"

[the300]9일 국회 예결위…野 "비공개 내역 공개해야 심의"

조철희 기자 l 2018.11.09 21:23
평양공동선언 이행방안 협의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의 남측 수석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회담을 마친 뒤 브리핑을 갖고 있다. <20181015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 이덕인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9일 남북협력기금 중 비공개 예산이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것과 관련해 대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비공개로 예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 "과거에 북측에서 남측 언론 보도 등으로 확인된 (사업 예산) 금액을 제시하면서 그 금액만큼 어떤 사업을 하자고 요구해 온 경우가 있었다"며 "그럴 경우 우리 협상력이 상당히 저하되고 끌려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진 기획재정부 차관은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총 1조977억원 중 비공개 사업 부분은 5393억원 정도"라며 "종전에도 남북협력기금에 비공개 사업이 일부 있었고 그런 것은 국회 심의 시에도 세부내역을 비공개로 심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각호를 보면 정보공개를 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를 들고 있다"며 "국가 안전보장이나 국방, 통일, 외교안보 등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정부 때도 비공개 사업 부분은 사업명만 밝히고 심의를 했다"며 "이제 와서 예산을 공개해야 심의를 하겠다는 야당의 요구는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오영훈 의원도 "야당 의원들이 남북협력기금 비공개 내역을 공개하라는 주장을 거듭하는데 2000년부터 지금까지 비공개 사업을 공개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거들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남북협력기금 예산 절반을 비공개하는 것은 국회의 심의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북한과의 협상 전략 때문에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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