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트럼프, 文 DMZ 동행·노벨상 언급 높이 평가"(종합)

[the300]노무현 문재인 모두 先 평화·後통일 기조"

김하늬 기자, 김성휘 기자 l 2019.01.12 11:22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백악관 트위터) 2018.1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방한 때 문재인 대통령의 DMZ(비무장지대) 동행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소개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기본적인 기조는 선(先)평화, 후(後) 통일이라고 밝혔다.

◇文 대통령의 성실성과 진정성…인정할 건 인정해야 =문 특보는 12일 자정 공개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인터넷 방송 '알릴레오'에서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라며 먼저 트럼프 대통령 일화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7일 방한했다. 이날 한미 정상회담과 만찬 등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11월8일 DMZ를 방문하기로 확정했다. 문 대통령이 동행하기로 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이 (8일) 새벽 5시엔가 일어나서 먼저 가서 기다렸다"라며 "안개가 끼어 트럼프 대통령의 헬기가 뜨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9~10시까지 기다리다가 돌아왔는데 그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라며 "미국측에서 들었다"라고 했다.

문 특보는 "성실성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 밝혔다. 이어 "그만큼 문 대통령이 세심하게, 정성을 다하고 진심을 전달하려 한다"라며 "상대 국가원수가 그것을 허투루 다룰 수가 없는 것"이라 말했다.

문 특보는 또 문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에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자"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고마워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비교우위라고 하는 게 철저한 준비, 성실성 이런 것들이 지금 이 정도까지 (한반도 정세를) 이끌어온 것 아닌가"라며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라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70억 사피엔스(인류) 중, 가족을 빼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일 잘해주는 사람이 문 대통령 같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랬다 저랬다 하는데 문 대통령에 대해선 나쁘게 말한 적이 없다"라고 거들었다. 



◇문정인 "노무현 문재인 모두 先 평화·後통일 기조" = 또 문 특보는 노무현정부와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통일'이 아니라 '평화'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유 이사장이 "제가 돌이켜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통일 얘기를 많이 했는데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통일 얘기는 거의 안한 것 같다"며 "북측의 입장과 김대중 대통령의 정책 소신을 결합해보려는 노력을 했는데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추진하지만 통일 얘기는 거의 안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자 문 특보는 "두 분은 평화가 있어야 진정한 통일이 온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평화없는 통일은 전쟁이나 정변인데 이에 따른 부수적 비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영구평화론'에서 '무역하는 국가들은 싸우지 않는다'고 했다. 남북이 잘살면 전쟁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도 반문했다. 아울러 북학의 비핵화를 위한 종전선언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도 전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북한이 체제 안전을 보장받았다면 핵무기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저는 북한이 핵무기, 핵폭탄을 만들기 이전에 체제 안전을 보장받았다면 굳이 핵무기를 만들지 않으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며 "핵무기 개발 후에도 적절한 해결책이 만들어지면 이를 포기할 의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2017년 가을까지 계속 미사일을 쏘다가 2018년부터 갑자기 노선을 전환했다"며 "미국이 대화상대로 인정을 안해주니까 북한이 ICBM을 만들었고, 그래서 (미국이) 대화를 받아준 거라는 해석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문 특보는 "그런 면이 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文 모범생이자 완벽주의자  · 盧 관저에서 '알쓸신잡'  = 참여정부때부터 한반도평화 관련 특보 역할을 맡아 온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두 분은 스타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두 분의 대통령을 자문했는데 차이가 있느냐' 유 이사장 질문에 문 특보는 "문재인 대통령은 엄청난 모범생이다. 엄청나게 공부를 많이한다"며 "현 정부에서 서훈 (국정원)원장 빼고 제일 (남북문제) 공부를 많이 하고 많이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이 "노무현 대통령은 모범생 스타일은 아니었죠"라고 묻자 문 특보는 "(노 전 대통령은) 관저에서 '알쓸신잡'을 많이 하셨다"며 "저녁에 사람을 초청한다. 저도 수없이 정말 많이 갔다"고 회고했다. 이어 문 특보는 "난상토론을 하고 그 안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특이 문 대통령이 아베 일본 총리보다 외교력에 있어도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2017년만 생각해봐도 북한이 미사일 실험발사 15회이상, 6차 핵실험을 했고, 미국은 예방전쟁, 선제타격 등을 언급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 당시 주어진 소명은 '전쟁을 막자', '평화로의 전환' 이었다. 엄청나게 절박했다"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절박감을 이해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완벽주의자고 엄청 준비하고 성실하게 대했다"며 "한 언론이 문 대통령과 아베의 외교력에 대해 질문했을 때 난 '아베는 기술적이고 임기응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진성성 외교다. 나는 진정성이 기술을 이길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날 아침 미국이 철강 관세를 일본에는 메기고 우리는 면제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런거 보면서 문 대통령의 철저한 준비와 성실성으로 지금까지, 이정도까지 온 거 아닌가 생각한다. 인정할 거 인정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