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0㎞ 황교안의 대장정 사실상 마무리...'시즌2'는?

[the300]황교안 대표, 27일부터 당분간 당무 집중…'대안 제시' 시즌 2 가능성도

백지수 기자 l 2019.05.24 17:39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21일 오전 인천 중구 실미도해수욕장 바지락 양식장을 찾아 바지락 채취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4일 민생 투쟁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다음날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까지 마치면 약 20일 동안의 장외 투쟁이 마무리되는 셈이다.

한국당은 이날까지 18일, 432시간 동안 황 대표의 누적 이동 거리가 4080.3㎞에 달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에서 민생 투쟁 대장정 출정 기자회견을 가진 후 각 지역 마을회관에서 숙박을 해가며 전국 17개 시도 각지를 돌아다녔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39주년인 지난 18일에는 보수 정당 대표로는 이례적으로 광주를 찾아 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전날에는 강원도 고성 산불 피해 지역을 찾아 이재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대장정을 통해 농민부터 어민, 상인, 군인, 학생, 직장인, 주부 등 각계 각층 국민들을 만났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공시촌(공무원 시험촌)에서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취업준비생들과 치킨과 맥주를 먹으며 정부 청년 일자리 정책의 허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18일간의 민생 투쟁 대장정을 마친다.

앞서 황 대표는 대장정 마지막 날인 이날 아침부터 수도권 곳곳을 돌며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미세먼지·탈원전·부동산 대책에 비판을 쏟아냈다. 

황 대표는 먼저 경기 평택항 도시대기측정망에서 "정부가 중국에 미세먼지 책임을 다해 달라는 말 한 마디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지가 미세먼지 문제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탈원전 정책으로 화력발전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원전을 정상 가동하면 싼 값에 좋은 전기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이 힘들어하는 미세먼지 대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후 아파트 밀집 지역인 경기 수원에서 아파트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수도권 부동산 대책을 비판했다.

주민들이 정부의 공시지가 인상 조치 등에 어려움을 나타내자 황 대표는 "정부가 국민 뜻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여기 계신 분들이 세금폭탄 맞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될 것"이라며 정부 대책을 '독재'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한국당은) 정부가 부동산 공시지가를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도록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며 "주민의 뜻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독재라는 말까지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끝으로 일단 전국을 돌며 진행하는 장외 투쟁은 잠시 휴식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대안 제시를 위주로 하는 '민생 투쟁 대장정 시즌 2'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이번 대장정이 '시즌 1' 개념이었기 때문에 '시즌 2'가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또 장외 투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시즌 2'를 하겠지만 당장은 어디를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로 돌아와 밀린 당무에 전념할 예정이다. 대장정 종료 후 처음 열리는 27일 최고위원회의는 외부 현장 대신 국회에서 진행된다.

이 관계자는 "황 대표도 내부적으로 당무 점검을 하고 상임위 점검도 할 것"이라며 "다만 대장정 중간중간 국회에서 당무를 보고 대사 접견도 했던 만큼 이것이 국회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민생 투쟁 대장정은 당 대표 취임 100일째가 되기 전 전국의 민생 현장을 직접 찾아 시민들과 만나 정부 실정의 구체적인 사례를 파악하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한국당은 대장정 기간 동안 그 사례들을 모두 기록했고 대여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기록 중) 가장 많은 글자가 절망이었고 눈물이었다"며 "현장의 기록을 발판으로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정부와 여당이 애써 무시하고 있는 수십·수백만명의 삶을 한국당이 대신해서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정부와 여당이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려는 우리 경제의 현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 중"이라며 "당당하다면 현장에 한 번 와보시라. 청와대 일자리 현황판에 나온 숫자가 아니라 국민의 호주머니 동전을 세어보시라"고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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