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경제는 튼튼, 가짜뉴스 경계해야…日과는 외교적 노력"

[the300](종합)"머뭇거리면 어려워져…정부 정책 추진에 속도를"

최경민 기자 l 2019.08.13 17:12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 중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 치고 있다. 2019.08.13.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위기론'을 일축하고 경제 구조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속도전'을 주문했다. 일본 문제의 해결책으로는 '외교적 노력'을 앞세우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대외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됐으나,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성장세는 건전하다"고 밝혔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에 이어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일본 보다 두 단계 높게 평가한 점을 언급하며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올해 들어 정부의 정책적 효과로 일자리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고용 안전망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는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실업급여 수혜자와 수여금액이 늘어나는 등 고용안전망이 훨씬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거없는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올바른 진단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리 경제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나친 낙관론에는 거리를 뒀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부족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더해져 여러모로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중심을 확고히 잡으면서 지금의 대외적 도전을 우리경제에 내실을 기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기 위해 의지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며 "기득권과 이해관계에 부딪혀 머뭇거린다면 세계 각국이 사활을 걸고 뛰고 있고 빠르게 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경제와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어려워진다"고 했다.

아울러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정부부터 의사결정과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야한다"며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고 신속한 결정과 실행으로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성장률 제고의 해법으론 생활 SOC(사회간접자본)를 들었다. 문 대통령은 생활 SOC에 대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기여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며 "지자체와 협력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주기 바란다. 더 큰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포용적 성장을 통한 저소득층 지원도 당부했다. 국민취업지원 제도 , 공임대주택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고교 무상교육,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온종일 돌봄 등의 흔들림없는 추진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 편성 작업이 막바지에 있다"며 "부품 소재 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체질을 개선하면서, 대외 경제 하방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 또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등 포용적 성장을 위해서도 지금 시점에서 재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무회의 이후 진행된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양국이 함께해온 우호·협력의 노력에 비추어,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정부는 우리 기업과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가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감정적 대응은 안 된다"고 한 것의 연장선에서 '확전'과 거리를 뒀다.

광복절이 다가올 수록 '일본에 집착하기 보다 우리의 길을 걸어가자'는 취지의 극일(克日) 방안을 제시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했던 백범 김구 선생의 비전을 따라, 군국주의에 집착하는 일본과 반대되는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독립운동의 길에 나선 우리의 선조들은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일'이라고 선언했다. 아주 준엄하면서도 품위 있는 자세"라며 "우리는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나라와 나라 사이의 공존과 상생, 평화와 번영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잊지 않는다. 오늘의 어려움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발전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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