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한반도 평화, 남북관계가 해야할 역할 분명 존재"

[the300]경남대·북한대 학술회의 기조연설…“여러 계기 활용해 남북관계 재개”

최태범 기자 l 2019.09.23 10:30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9.09.19. myjs@newsis.com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3일 “한반도에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남북관계가 해야 하는 역할들이 분명히 존재 한다”며 북한이 비핵화 상응조치로 미국에 요구하는 체제보장과 관련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론’을 거듭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개소 47주년 및 북한대학원대학교 개교 3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여러 계기를 활용해 남북관계 재개를 도모할 것”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비핵화 상응조치가 대북제재 해제에 더해 ‘체제보장’으로 확대된 것과 관련, 북미간 체제보장 논의가 본격화하면 한국이 관여할 수 있는 역할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체제보장이 정치적인 인정과 외교관계 정상화, 경제적 제재완화, 군사적인 보장 등 포괄적인 개념을 갖는 가운데,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에는 미국의 역할도 있지만 남북간 해야 할 영역이 훨씬 크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김 장관은 “올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난 후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에서 소강국면이 장기화됐다”며 “여러 가지 대내외 여건들이 제약으로 작용하면서 남북관계의 재개를 위한 동력이 마련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최근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을 재개할 의사를 밝히면서 답보 상태에 있던 북미간 협상이 실마리를 찾고 있다”며 “북한이 재개 의사를 직접 밝히고 미국도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한 만큼 조만간 협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대화가 성사된다면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에 새롭게 이뤄지는 첫 협상으로서 향후 비핵화 협상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장관은 “하노이에서 확인됐던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이 일정 수준의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하노이 회담으로 어긋났던 양측 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적대정책을 유지하면서 신뢰를 쌓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북미 실무협상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해 나가면서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개최되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두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성과와 노력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이번 유엔총회가 북미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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