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방일 앞두고 한일 외교당국 16일 국장급 협의

[the300]지난달 도쿄 이어 16일 서울서 회동...일왕 즉위식·한일 갈등 등 상호 관심사 논의

권다희 기자 l 2019.10.15 17:00

한일 외교당국의 국장급 협의가 16일 서울에서 열린다. 다음주 이낙연 국무총리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이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간 회담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16일 오후 서울 도렴동 청사에서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 국장급협의를 개최해 양국간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번 협의는 지난달 20일 도쿄 협의에 이어 약 한달만에 열리는 것으로, 사실상 정례화된 국장급 협의의 일환이다. 한일갈등 격화 속에서도 소통 필요성에 공감한 한일 외교당국은 매달 국장급 협의를 열어 왔다. 
 
정례적 성격의 만남이긴 하지만,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한 이 총리의 방일(22~24일)에 앞서 열리는 것인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회담일정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 발표되진 않았으나 일본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 총리는 방일 기간 아베 총리와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측 고위인사가 아베 총리와 회담을 갖는 건 지난해 9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1년1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론 처음이다. 

다만 회담 시간 등이 확정된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장급 협의에서) 총리 방일에 대한 얘기가 있겠지만 (이 총리와 아베 총리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등을 조율하는 협의는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이 총리는 22일 즉위식 및 일본 궁정 연회, 23일 아베 총리 주최 만찬 참석 외에 일본 정·재계 주요인사 면담 및 동포 대표 초청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 총리의 방일 일정은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수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간 만남이 성사된다 해도 한 번에 한일 갈등의 해법을 찾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한일 국장급 협의 역시 최근 일련의 한일 외교당국간 협의처럼 강제징용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측은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의 즉각 철회 및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일본은 한국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란 주장을 되풀이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23일부터 종료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복원하라는 일본의 요구도 예상된다. 

한편 한일 외교당국 국장급 협의는 한일갈등 분수령을 전후로 최근 수차례 열렸다. 지난 8월 2일 한국을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일본 측 조치가 확정된 날 아세안 외교장관회의가 열렸던 태국에서 김정한 국장과 가나스기 겐지 당시 국장이 만나 한국 측의 유감을 전했다.  

이들은 같은 달 20일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중국 베이징에서 만났으며,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발표와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시행 직후인 같은 달 29일에도 서울에서 협의를 가졌다. 지난달 20일엔 도쿄에서 가나스기 국장의 후임인 신임 다키자키 시게키 국장과 김정한 국장간 상견례 겸 첫 협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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