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숙원 해결한 '호남철' 김동철..."정치는 더 큰 경제"

[the300][국회의원 사용설명서]김동철 산업통상자원위원장

구경민 기자 l 2014.07.10 07:03

"정치인(Politician)은 다음 선거를 걱정하고 정치가(Statesman)는 다음 세대를 걱정한다. 나는 정치가가 되고 싶다."

19대 후반기 산업통상자원위원장에 선출된 김동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루고 싶은 꿈이자 목표다. 위원장을 넘어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훌륭한 정치가 이전에 좋은 정당을 만들어 정부를 견제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을 바로 세우고 싶은 것이 김 위원장의 바람이다. 총선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 하는 것이 목적이 되기 보다 '좋은 정치'를 해 민생과 국익에 도움이 되고자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산업은행에 들어갔다.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당시 은행은 소위 관치금융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관료주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개혁적이고 일을 잘하는 사람이 대우를 받는 구조가 아니었다. 그는 해를 거듭할수록 회의를 느꼈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커지면서 3년 내내 고민을 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민당을 정책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전문위원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문요원 채용에 응시를 했다.
 
하지만 당이 돈이 없어 전문위원 채용계획 자체가 취소가 되고 대신 권노갑 의원의 보좌관 채용에 응시하게 되면서 정치 인생이 시작됐다. 2004년 17대 총선을 통해 국회로 입성한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프로필]
△1955년 광주 광산 출생 △광주 북성중·제일고 △서울대 법대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장 △국회 미국산쇠고기수입협상국정조사특별위원회 간사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총괄간사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손학규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국회 한반도평화포럼 대표의원 △17·18·19대 국회의원 △현재 산업통상자원위원장

김동철 산업통상자원위원장./사진=이기범 기자

[그의 대표 법안은]

의원생활중 발의한 법안이 500개가 넘는다. 19대 국회 들어서만 총 53건의 법률안을 대표발의 했고 이중 8건이 통과됐다. 덕분에 지난해 '국회 입법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회의원 당선이후 10년간의 집요한 노력 끝에 지난해 3월 5일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킨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의미있는 법안으로 평가된다.

이 법은 지난 50년간 전투기 굉음 노이로제에 시달려온 광주 군공항 주변지역 주민들의 숙원인 광주군공항 이전의 근거가 될 법안이다. 이 법 통과를 위해 4번 바뀐 국방부장관 모두와 간담회를 개최했고 국회의원 모임은 물론 여야 원내대표를 설득해 국회 특위까지 설치하기도 했다.

전관예우를 근절하기 위해 내놓은 '변호사 수임료 상한제한', '성공보수 금지', '판검사 퇴직후 형사 사건 수임을 제한토록한 '변호사법' 개정안도 그의 대표법안이다. 

일명 '전두환 추징법'이라고 불리는 '특정고위공직자에 대한 추징 특례법안'도 대표 법안으로 꼽힌다. 2012년 6월 전직 대통령과 같은 최고위공직자에 대해 불법수익으로 형성된 재산의 80%를 불법재산으로 간주해 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이 법안은 작년 7월에 통과됐다.

[키워드→호남철]  
김 위원장은 '호남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매주 3시간 가까이를 소모하면서 서울에서 광주를 오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그는 호남고속철도 건설을 앞당겨 이뤄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는다. 

2004년부터 205명 의원의 서명을 받아 호남 고속철의 조기 착공과 완공을 요구하는 내용의 '호남고속철도조기착공촉구 대정부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마침내 호남고속철 사업은 여야를 뛰어넘은 국회의원들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2006년 8월 기본계획이 확정 발표됐다. 1987년 13대 대통령 서거 공약으로 처음 제시된 이후 20년간 끌어오던 논의가 마침표를 찍었다. 내년이면 서울-광주가 KTX로 1시간30분 거리로 좁혀지게 된다.
[연관 검색어→ 정치는 더 큰 경제] 
"정치선진국 중에 경제후진국인 나라 없고, 경제후진국이 정치선진국인 나라도 없다."
2011년. 김 위원장은 이같은 내용을 근거로한 '정치는 더 큰 경제'라는 책을 펴냈다.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써내려간 이 책은 더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한 진솔한 고백이라고 그는 표현했다. 

그는 책을 통해 "정치는 더 큰 경제이고 개별보다는 전체를 생각하는 경제"라며 "일시적인 국면보다 지속가능성을 염려하는 경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의미의 경제는 소득의 양적 크기를 중요시하지만 넓은 의미의 경제, 곧 정치는 그 소득을 이끌어내는 기반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까지 점검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사람들]
*이진복-새누리당 이진복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는 김 위원장과 개인적으로 18대 국회에서 정무위 활동을 하면서 속내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신뢰가 쌓여 있다. 김 위원장은 이 의원에 대해 개인적으로 의정활동을 열심히하면서 아이디어가 좋은 의원으로 평가한다.

*손학규-김 위원장은 손학규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비노(비노무현)·비주류 그룹으로 분류된다.

*권노갑-김 위원장은 권노갑 전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권 전 의원 밑에서 정치의 꿈을 꾸게됐고 그에겐 아직도 권 전 의원은 스승과도 같은 존재다. 

[이 사람의 한마디]
"MB, 차디찬 감옥에서 눈물의 참회록 써야"
지난해 2월. 김 위원장은 대정부 질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퇴임후 구속될 것이라고 주장, 새누리당이 발끈하는 등 소동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한 매체와의 고별 인터뷰에서 집권 5년을 자화자찬한 점을 지적한 뒤 "철저히 실패한 이명박 정권이 천만번이라도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이명박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정신을 못차리고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융단폭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에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함을 지르고 강력 반발했으나 김 위원장은 개의치 않고 "뻔뻔하게 측근이랑 사돈을 사면해요? 그리고 자신이 무궁화장을 받아요? 시중에는 이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자금 비리를 알고 있고, 그래서 퇴임 후 이들의 입막음을 위해 그토록 무리하게 사면을 단행했다는 소문도 있다"고 음모론으로 맞받았다.

[요! 주의]
당내 비주류인 '쇄신모임'소속이었던 김 위원장은 '버럭 동철'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원칙과 소신을 중요시하는 강직한 성격이다. 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할말하지 않는 사람은 의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는 탓에 그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호불호가 엇갈린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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