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시장주의' 이상민? "이회창도 인정한 공정경쟁 원칙"

[the300][의원사용설명서]'원칙주의자'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김경환 기자 l 2014.07.22 06:09

편집자주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과 관심사, 경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 의원의 경쟁력과 정치적 미래,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을 어떻게 '사용'해야 우리 사회가 한걸음 나아가고 우리의 삶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지, 분야별 '파워분석'을 통해 보여드립니다.



"나보고 대표적 좌파, 반(反)시장주의자라 합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유시장 경제질서가 유지되려면 규율이 준수돼야 합니다. 강자 한 두 명만 살아남으면 그 시장은 독과점이 됩니다."
 
보수성향 단체 자유기업원으로부터 '반(反)시장적 국회의원' 1위에 뽑혔던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장·대전 유성)의 소신이다.

17대 국회에서 대형마트와 SSM(기업형수퍼마켓)의 출점허가, 상권 영향평가 도입, 의무휴일제 등 규제법안을 처음으로 발의한게 '강성' 이미지로 남았다.

"SSM 법안을 냈더니 어느새 좌빨이 됐더라"고 껄껄 웃는 그는 18대 국회에서는 보수성향의 자유선진당에 몸을 담기도 했다.
 
SSM 법안을 계속 추진하자 이회창 대표가 '좌편향' 법안이라며 반대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40년 전 독일 대형유통자본들이 유통규제법안에 대해 위헌소송을 제기한데 대한 독일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을 이 대표에 소개했다.
 
판결문은 "자유시장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장 참가자들 간 공정경쟁이 이뤄져야 하지만 대형유통자본들은 동네소상공인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갖고 있다. 이를 방치하면 독과점으로 이행한다. 자유시장 경제질서 지탱을 위해 우월적 지위를 가진 대형유통자본을 규제하는 것은 합헌"이라는 내용이다. 이 원은 "이 대표가 판례를 보더니 법안 추진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심혈을 기울인 SSM 규제법안은 지난 18대 대선을 앞두고 불어닥친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2010년 11월 국회를 통과했다. 법안(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통과를 주도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도 그의 말대로 '좌빨'에 등극한 셈이다.
이상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키워드→원칙주의자]
이 의원은 깐깐한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소신을 밀어붙일때는 그 누구보다 뚝심있는 강성이다. 17대 국회 때인 2005년 9월 법사위 국정감사차 대구를 방문해 법사위 소속 7명의 여야 의원들이 피감기관들과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 여야 지도부는 제소가능한 7일간의 법정시간이 지날 때까지 이를 쉬쉬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윤리위 간사를 맡고 있던 이 의원은 윤리위 소속 5명의 의원들과 함께 이를 제소했다.
 
당시 원내대표이던 정세균 대표는 이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에게 철회를 압박했고, 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의원은 철회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은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상에서는 '호빵맨 대 세균맨'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호빵맨은 이 의원의 별명.
 
[대표법안 2제]
대형마트와 SSM 규제법안과 더불어 2005년 4월 발의한 '학교용지부담금 전원환급을 위한 특별법'도 그의 신념이 담긴 대표법안이다.

아파트를 분양할때 분양대금의 0.8%를 학교용지부담으로 내도록 돼있던 것이 그해 3월31일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소급이 불인정돼 30만명이 피해를 보게되자 이를 소급해 전원 환급해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소급이 인정되지 않는 법조계 원칙에 법안 통과 가능성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이 의원 홀로 피해자면담, 토론회, 간담회, 방송출연 등을 통해 부당함을 알리고 여야를 설득한 끝에 2008년 2월 국회를 최종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여야를 설득해 다시 국회를 통과시키는 뚝심을 발휘했다. 결과로 전국 26만명의 피해자들이 4000억원의 학교용지부담금을 이자까지쳐서 돌려받았다.
 
[요주의]
원칙을 고수하는 괄괄한 성격이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재치있는 말솜씨에 타고난 친화력으로 당내 계파 누구와도 두루 친하다. 새누리당 의원들과도 잘 지낸다. 하지만 반대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누구와도 타협을 않고 밀어 붙이기 때문에 적도 적지 않다.
 
[인간 이상민]
-늦깍이로 결혼해 슬하에 2남1녀. 막내로 딸을 2005년 출산했다. 딸이 최고인 딸 바보!(현재 초등학교 2학년)
-좋아하는 음식 : 순대국, 삼겹살이면 최고
-좋아하는 술 : 소맥(소주+맥주). 자타가 공인하는 국회 주당! 강성 이미지에 가려졌을뿐 이 의원의 친화력은 아는사람은 다 안다. 그와 술을 마시면 모두 친구.
-노래 : 고교시절 성악을 좋아해 공부 등한시. 충남대 법대 재학시절에는 학교축제가요제서 그랑프리 수상. 이후 유성 다운타운가에서 기타를 들고 노래 아르바이트를 하다 아버지 친구에게 들켜 흠씬 두들겨 맞고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소아마비 장애로 불편한 다리를 갖고 있지만 이를 딛고 우뚝 선 오뚝이이자 인간승리.
 
[프로필]
강성이라는 표면적 관측과 달리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합리적 성향이 강하다. 17대 국회 후반기 여당 법사위 간사를 맡아 법원-검찰간, 여야 간 갈등으로 한발도 나가지 못한 사법개혁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그의 중재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1958년 대전 출생 △충남대 법학과 졸업 △사법고시(34회) 합격 △대덕대·우송대·충남대 겸임교수 △한국기자협회 법률고문 △제 17·18·19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의장경제특보·인권위원장·정책위 제1정조위원장 (법사·행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민주당 대전광역시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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