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주택 환경 개선한다는데…주민들 반발 왜?

[the300]단지내 주거복지동 증설 허용 법 통과 후 주거권 침해 논란 계속

이미영 기자 l 2014.09.21 17:39

아파트 단지(상기 사진은 기사와는 관계 없음)/ 사진=뉴스1



 장기공공임대주택자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개정법이 오히려 거주자의 주거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회 입법 당시 당사자들에 대한 현실적 고려나 부작용에 대한 검토가 좀 더 세밀하게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국토교통부가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H는 2011년 국토교통부 승인을 얻은 서울 중계 분당 목련, 인천 군자 등 5개 지역 임대주택단지 9곳 내 주거복지동 증축 사업을 시행했으나 사업이 중단되거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주거복지동 증측 사업으로 인해 단지 내 있던 주차장, 놀이터 등이 축소되고 아파트 사이 간격이 좁아지는 등 오히려 주거 환경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 때문이다. 


최근 사업이 중단된 곳은 서울 중계9단지. 지난 5월 인근 아파트 주민이 임대주택 증축을 반대를 주장하다 목숨을 끊은 사태가 벌어지면서다. 인근 아파트 주민은 공사현장이 인근 주차장과 인접해 안전사고 위험 우려가 있다며 공사를 계속해서 반대해왔다. 


임대주택 주민들도 이 공사가 탐탁치 않은 건 마찬가지다. 기존 아파트 동 사이 거리가 44m인데 주거복지동이 증축되면 주거복지 동과 기존 아파트 사이의 거리가 25.7m로 좁아진다. 주민들은 동간 거리 축소로 조망권, 사생활 보호권 등의 침해를 우려한다. 지난 3월 LH가 주최한 주거복지동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중계 9단지 주민 200-300명 중 대다수는 주거 복지동 사업에 반대 의견을 냈다. 


나머지 임대주택단지 4곳도 사업은 진행되고 있지만 계속해서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가양동처럼 지자치단체가 복지동 증축 사업을 반대해 공사 발주 승인이 아예 보류된 곳도 있다. 


주거복지동 증축사업은 2009년 9월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장기임대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가능해졌다. 개정안은 임대주택단지 내 여유 부지를 활용해 사회복지관과 같은 복지시설을 늘리고, 복지시설 위에는 아파트를 지어 복지시설 확대 및 임대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한다. 기존 장기임대주택법(대표발의 김성태 의원)이 리모델링이나 재건축만을 허용한 것과 달리 증축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 차이다. 기존 법은 노후화된 채 방치되던 공공임대주택의 재건축과 리모델링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증축을 허용한 새 개정안은 주거민의 권익 향상 목표와는 달리 반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개정안 논의 당시 법안심사소위에서 국토위 수석전문위원 등이 법안의 '부작용'을 지적했지만 특별히 관심을 끌진 못했다. 당시 수석전문위원은 "별도의 주거동을 증축하는 경우 개발 밀도의 증가, 공사 중 공동시설의 사용 제한 및 주거환경의 침해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기존 임차인등의 민원 제기 등이 예상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이 주민 생활권보다 임대주택 공급 실적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해석도 뒤늦게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이 법안이 장기임대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LH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조항인 만큼 임대주택 공급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국토부나 LH의 청탁입법도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성태 의원 측은 "(주민 반발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측 관계자는 "우리가 법안을 낼 당시 주거복지동을 만들어 입주민들의 삶을 개선시키려고 한 것인데 현재 LH 사업이 우리 의도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진행돼 당황스럽다"며 "장기적으로 리모델링, 주거 복지시설을 확충하고 주민 반발 해소를 위한 법령 개정 및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원식 의원은 지난 1일 장기임대주택 단지에 증축을 할 때 주민들의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임대주택단지 내 주거복지동 등 증축 시 실제로 거부하고 있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의무화 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번 개정안에는 우원식, 이노근 의원 등 임대주택 단지가 많은 지역구 의원들이 발의에 다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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