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얼라들' 쥐락펴락한 '원조 친박' 유승민

[the300][국회의원 사용설명서]원내대표 도전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김태은 기자 l 2015.01.28 06:35

편집자주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과 관심사, 경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 의원의 경쟁력과 정치적 미래,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을 어떻게 '사용'해야 우리 사회가 한걸음 나아가고 우리의 삶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지, 분야별 '파워분석'을 통해 보여드립니다.



[그의 한마디 → "청와대 얼라들"]

지난해 10월. '청와대 얼라들'이란 말은 생소하게 들렸다. 외교부 국정감사란 상황도 그랬지만 청와대에 어린아이라고 부를 만한 인사를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원조친박'이지만 할 말은 하는 유승민식 '쓴소리'겠거니 그렇게 넘어갔다. 

의외의 사건으로 의문이 풀렸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문고리 3인방'이며 '십상시'의 존재가 세간에 회자되면서다. 유승민을 아는 사람들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대통령이든 '그림자 실세'든 쓴소리를 피하지 않는 그가 지적한 바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청와대 얼라들'은 비선 실세 의혹으로 파장이 번졌다. 그리고 문건 유출 배후에 대한 수첩 속 'K, Y' 논란이 일어나면서 유승민 의원과 '청와대 얼라'가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원내대표 도전을 준비하던 유 의원에겐 '얼라들의 반격'이라 할 만했지만 그가 내세운 '강한 여당'에 절박성이 실리는 계기도 됐다. 총선 승리와 당의 변화를 외치는 그에게 여당 원내대표가 성큼 다가왔다. '청와대 얼라들'의 나비효과다.

[그는 → 박근혜, 찡그리면서도 듣는다]

유 의원과 '청와대 얼라들'의 인연은 2005년에 시작된다. 그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이 되면서다. '3인방'은 그때도 '언터쳐블'이었다. 당 대표실 대신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이뤄지는 '그들만의 보좌'에 대해 그 누구도 지적하는 사람이 없었다. 

유승민 비서실장은 당장 그들을 당 대표실로 불러들였다. 기존 당직자 세 명과 나란히 해 당 대표실 직원 6명 중 한 명으로 일하도록 했다. 보고 체계도 엄격하게 단속했다. '3인방'이 그를 거치지 않고 대표에게 직보를 할라치면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들이 박 대표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왔다하더라도 박 대표가 당직을 맡았으면 그에 맞는 시스템으로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유 실장의 판단이었다. '문고리 3인방'이 유 의원을 껄끄러워했음직하다. 

여권 관계자는 "유 의원 이후 박 대통령의 다른 비서실장들은 유 의원과 달리 '3인방'을 강하게 압박하는 편이 아니었고, 심지어 '3인방'을 찾아가 업무 처리를 의뢰하는 비서실장도 있었다"고 전했다. 

거침없는 태도는 '3인방' 뿐 아니라 박 대통령에게도 마찬가지였던 듯하다. 박 대통령을 오랫동안 지켜본 새누리당 관계자는 유 의원의 캐릭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정치인 중 다섯 가지 주제를 들고 가서 다섯 가지 다 얘기하고 오는 사람은 유승민과 최경환 둘 뿐이다. 최경환이 박 대통령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도록 부드럽게 설득하는 스타일이라면 유승민은 자기 주장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박 대통령으로선 유승민 이야기를 안 들을 수는 없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은 그런 관계인 셈이다."

[키워드 → 정책통]

"유승민 똑똑하다"에 이견을 다는 사람이 없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위스콘신대를 졸업한 경제학 박사에 KDI 출신 경제전문가다. 그에겐 늘 '경제통', '정책통'이란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정치적 궤적은 이 같은 이미지와 사뭇 다르다.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각인시킨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그가 맡은 직함은 정책메시지 총괄단장이었다. 'BBK 주가조작 사건'과 재산 은닉 의혹 등 이명박 당시 경선후보와 관련된 온갖 의혹들을 낱낱이 파헤쳐 검증하는 역할로 사실상 '이명박 저격수'를 자임했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된 대선 경선에서 그는 전면에 나서 이 후보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정책통'과는 전혀 다른 면모를 발휘했다. 

국회 활동도 '경제통'이란 선입견을 깬다. 18대 재선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재입성하면서 선택한 상임위가 국방위원회다. 여당 간사로 국방 정책 관련 전문성을 쌓은 후 19대 국회에서는 국방위원장까지 역임했다. 19대 국회 후반기에는 외교통일위원으로 자리를 옮겨 외교·안보 분야를 아우르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정책통'에 머무르지 않고 국정 전반의 큰 그림을 그려가는 역량을 쌓아가겠다는 욕심이 엿보인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정책위의장이 아닌 원내대표직에 도전장을 내민 그의 선택이 예사롭지 않다. 새누리당의 변화와 개혁을 '캐치프레이즈'를 잡은 것도 당내 선거 이상의 포부를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다. 비서실장, '책사', '정책통'의 한계를 넘어서 유승민 고유의 정치색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의 사람들 → 창, 원박, 유승민계]

*이회창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함께 원조친박의 대표격으로 굳어졌지만 사실 '창'의 사람이다. 2000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경제전문가로 이름을 드높이던 시절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그를 당 씽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유 의원은 경제계와 학계 등 전문가 자문그룹을 운영하면서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캠프 최고의 책사로 활약했다.

*박근혜 : '원조친박'은 유 의원의 트레이드 마크인 동시에 '탈박', '짤박' 등 그의 정치적 행보를 '박근혜'란 테두리에 가두는 장애물이다. 박근혜 후보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싸웠던 2007년 대선 경선은 아직도 그에게 아린 상처로 남아있다. 

*김무성 : 유 의원과 '친박 1번, 친박 2번'이란 농담을 주고받는다. 수첩에 적힌 'K, Y'로 다시 하나로 묶였다. 유 의원과 가까운 한 국회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을 함께한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엔 없는 끈끈한 무언가가 있다. 마치 연애하는 사이처럼 툭탁거렸다가 가까워졌다가 한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위 : 유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위 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이른바 '유승민계'를 알 수 있다. 이들이 앞으로 유 의원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할 동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연관 검색어 → 부친, 이준석]

명실상부한 대구의 맹주다. 그 기반은 부친인 유수호 전 국회의원으로부터 물려받았다. 박근혜 대통령 이후 뚜렷하게 두드러지는 거물 정치인이 없는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유 의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같은 TK 지역이면서 선수도 같은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대선을 꿈꾸는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이 TK 맹주 자리를 노리고 있다.

전국 단위로 보면 대중적 기반은 매우 약하다. 정치에 관심이 적은 젊은 층에겐 더더욱 인지도가 낮다. 이준석 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친분이 앞설 정도다. 최근 인구에 회자된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배후설에 휘말린 'K, Y 수첩파동'으로 주목받았다.

[법안 → 사회적경제기본법]

당내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에 앞장서고 있다. KDI에 몸담고 있던 시절 재벌개혁을 주장하고 정치권에 들어와서도 일관되게 중도적 경제노선을 주장해 온 그의 정치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유 의원은 지난 2011년 전당대회 출마 당시 서민복지 부분에서 무상급식을 수용하고 현 정부의 핵심 경제기조인 감세 정책에 대해서도 소득세와 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를 주장한 바 있다. 

총선과 대선에서 중도 성향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새누리당이 반드시 사회적경제 분야를 포용하고 가야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요 주의 → '엘리트 마초']

출신, 경력, 정치 언어 등에서 '엘리트주의자'로 오해 받아 대중지도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이미지를 준다. 국회의원 동료들 사이에서도 나오는 지적이다. '편하지 않다', '쉽게 다가가기 힘들다'고 평가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자기 사람을 확실히 챙기는 보스 기질이 장점이면서 코어 그룹 외 사람들에겐 배타성으로 다가가 외연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역주의 청산이란 과제가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은 우리나라 정치 환경에서 TK 출신은 가능성이자 한계다.

[프로필]
△1958년 대구 출생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KDI 선임연구원 △2000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2004년 17대 국회의원 △2005년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선거대책위 정책메시지 총괄단장 △2008년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2012년 국회 국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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