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출마 금지법' 나오나…백재현 의원 추진

[the300]'국내 5년 거주'조항, '계속하여 5년'으로 개정...국회의원 지역구 거주기간은?

박용규 기자 l 2015.09.25 11:39
방한 일정을 마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15.5.22/뉴스1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만남이 28일 예정된 가운데 야당에서 유력 대권후보로 꼽히는 반 총장의 대선 출마자체를 금지할 수 있는 법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25일 국회 등에 따르면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은 대통령 선거 후보자의 거주기간 요건을 현행 선거일 이전 '5년'에서 '계속하여 5년'으로 개정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발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의원의 개정안은 현행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관할구역내 60일 이상 연속 거주 규정이 있는데 반해 대통령 선거 후보자는 연속 거주 규정이 없어 형평성에 어긋나며, 현행 대선 후보자의 '국내거주 5년' 규정이 평생을 통틀어 5년으로 해석돼 국외거주기간이 국내거주기간보다 많은 사람도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백 의원이 준비중인 개정안은 사실상 유력 대권후보인 반 총장의 대선 출마를 금지하게 된다. 반 총장의 경우 오랜기간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입후보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개정안은 '거주'의 해석에 따라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 현행법에는 공무로 인한 파견과 국내주소지를 둔 상태에서 일정기간 해외 체류는 국내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고 돼 있지만 '일정기간 해외체류'의 개념이 명확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이후부터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등이 장기간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이렇게 해외 연수를 다녀온 것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해야 하는지에 따라 이들에게도 영향 줄 수 있다.

한편 백 의원이 준비중인 개정안은 거주지 제한이 있는 지방선거 후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정작 국회의원들의 거주지 요건은 외면한다는 점에서 '국회의원 기득권' 지키기라는 지적이 나올수도 있다.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는 25세 이상이면 누구나 피선거권을 가질수 있다. 지방선거 후보자와 달리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출마할 수 있고 국내거주 기간 등의 제한이 없다. 나경원 외교통일위원장의 경우는 지난해 7.30 재보궐 선거 당시 동작을 지역에 주소지를 미처 옮기지 못해 투표도 못했지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바 있다.

백 의원실 관계자는 "대선후보의 거주기간 규정이 모호해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 특정 정치인의 출마금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면서 "현재 법안 공동발의를 요청한 상황이며 발의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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