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합시다]"유승민, '사랑의 정치' 실천하는 리더"-안규백

[the300]

박소연 기자 l 2015.11.03 05:25

편집자주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누구보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잘 압니다.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머니투데이 the300이 한 달에 한번 '칭찬합니다' 코너를 선보입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서로 상대 당 의원 가운데 칭찬해주고 싶은 의원들을 지목하면 the300이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칭찬합시다'는 머니투데이가 매월 발행하는 입법국정전문지 'the leader(더 리더)'에도 실립니다.

지난달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사진=유진수 작가

'국회의원 칭찬합시다' 코너의 열다섯 번째 주인공은 대구동구을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다. 

  

유 의원을 추천한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균형감각이 뛰어나며, 합리적 대안을 잘 도출해내시는 분"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안 의원은 이어 "특히 남의 억울함을 못 보는 성격으로 정의감이 남다르고 소신이 뚜렷한 리더 중의 리더"라며 "무엇보다 정치는 사랑의 실천이라는 마인드를 가진 분으로 정치인으로서 모범이 되시는 분"이라고 안 의원을 칭찬했다.

 

(머니투데이가 발간하는 정책 월간지 '더 리더'의 고정코너인 '칭찬합시다' 인터뷰는 지난달 27일 이뤄졌으며 인터뷰 내용 중 일부는 당시 머니투데이 the300 온-오프라인에 게재됐습니다:인터뷰 기사 참조 ☞"개혁파, 최대한 살아남아야 새누리 희망")

 

유 의원은 경제학 박사에 KDI 출신 경제전문가로 '경제통', '정책통'으로 꼽힌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총괄단장을 맡았으나 지난 6월 국회법 개정안 협상을 이끌던 중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는 말을 듣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언론 노출을 자제하다 최근 대구 계산성당 강연을 계기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8년 가까이 국방위에서 활동하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안 의원의 추천에 대한 소감은?

▶안 의원과는 외통위에 9개월 다녀온 기간을 제외하고 국방위에서 8년을 같이 있었다. 제가 국방위원장 할 때 그분이 간사도 하고 여야 간사도 같이 하고. 서로 인간적으로 깊이 이해하는 그런 사이인데 칭찬해주셨다니 고맙다.

  

-균형감각이 뛰어나고 합리적 대안을 잘 도출한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원내대표나 국방위원장 등 활동시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억나는 사례가 있나.

▶원내대표 시절이 굉장히 짧았는데, 5개월 1주일 됐으니까. 3월에 김영란법 통과시키고 5월에 공무원연금법 통과시킨 건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국회가 여야 합의로 할 수 있는 차선은 된다고 생각한다. 국회법 개정안은 위헌이 아니란 신념에 변함이 없다.

 

-'억울함을 못 보는 성격이고 정치는 사랑의 실천이란 마인드를 가졌다'는 평가가 인상적이다.

▶제가 국방위원장 하면서 KF-X(한국형 전투기). 이지스함, 이런 큰 것들도 중요하지만 역사에 파묻혀서 정의롭지 못하게 지나간 사건들이 있다. 고(故) 김오랑 중령이라고 12·12사태 때 특전사령관 비서실장 하던 소령인데 국방위원장 하면서 추모비 건립이랑 훈장 추서를 꼭 하자고 밀어붙였다.   


(편주: 고 김오랑 중령은 1979년 12·12사태 당시 신군부에 맞서 상관인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보호하다 여섯 발의 총탄을 맞고 희생됐다. 김 중령에 대한 무공훈장 추서 및 추모 결의안은 17·18대 국회서 통과되지 못하다가 19대 국회 국방위에서 이를 의결해 지난해 보국훈장이 의결됐다.)

 

또 공군사관학교에서 여자 생도 졸업생이 1등을 했는데 남자 졸업생으로 뒤집어진 사건이 있었는데 끝까지 파헤쳐 바로잡았다. 목함지뢰처럼 언론에 주목받으면 국민들 성금이 모이는데 후방 50사단에 입대해 수류탄 투척훈련 하다가 손목이 절단되고 온몸에 부상 입고 교관이 사망해도 언론이 많이 안 다루면 국민들 성원이 닿질 않는다. 그런 문제를 지적한 걸 안규백 의원이 보고 말씀하신 게 아닐까.

 

/사진=유진수 작가

-지난 국감에서 '전방이든 후방이든 차별 없이 공평하게 처우하라'고 강조했다.

▶당연히 그렇다. 전방이 물론 굉장히 중요하지만 전방 목함지뢰 사고로 부상을 당한 거나 후방 수류탄 교육 중 사고당한 거나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게 너무 차이가 나면 국민들이 느끼기에 이건 아니다란 생각을 갖지 않겠나.


-국방위에서 오래 있으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나 KF-X 등에 대해 뚜렷한 소신을 피력해오셨는데.

▶전 사드 꼭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대한민국에 더 중요한 게 어딨나. 4대강에 22조원 넘는 돈을 쓰면서 핵미사일 막을 수 있는 방법, 미국에서 입증된 방법을 도입하자는데 그걸 반대하는 건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KF-X를 오래 봐오셨는데 지금 논란이다.

▶제가 2008년에 국방위에 처음 왔는데 그 이래로 KF-X에 관한 한 국방위에서 유일한 소수의견이었다. 국내개발 그대로 가면 큰일난다, 안 되면 누가 책임지나, 나중에 실패하면 우리 공군 북한하고 전쟁도 못한다, 주장을 계속 했다. 근데 국방위에 열일곱 분이 계시는데 저 혼자 의견으로 결론낼 순 없지 않나. 다수는 탐색개발 예산 주고 체계개발 예산 주자 했기 때문에 전 그 때마다 부대의견을 달았다 최소한 이건 좀 해달라고. 제가 KF-X에 관해서는 문제의식이 많은 사람이다. KF-X든 사드든 여러군데서 얘길 들어보고 이게 옳다 싶으면 주장을 계속 한다. 그 주장이 국정에 잘 반영이 안 돼서 그렇지.(웃음)


-워낙 사드랑 KF-X에 대해 강하게 주장하니 CIA(미국 중앙정보국) 간첩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CIA간첩은 아니고 미국 군수업체 로비받았냐는 댓글은 본 적 있다. 저는 국방위원 8년 하면서 방위사업체, 무기업자들하고 밥 한그릇 한 적 없다. 꼭 이야기할 일 있으면 사무실로 오라 그래서 30분, 한 시간 이야기 들어준 적은 있지만. 전 만나는 것 자체도 굉장히 꺼리고 그분들하고 따로 밥 한끼 먹은 적 없는데 그런 식으로 인신공격을 하니까 그건 좀 잘못된 것 같다. 근데 제 면전에서 그러진 않는다.(웃음)


-국감장에서 KF-X 개발사업이 실패했을 경우에 대비한 플랜B(대체계획)를 강조했다.

▶이제까지 늘 사왔잖나. F-X(차기전투기) 사업이 사오는 것이고 F-16, KF-16, F-15K 전부 다 사온 거다. 최초로 국내개발 하잔 건데, 그전에 유일하게 우리가 (개발)한 게 T-50하고 FA-50이지만 록히드마틴 핵심기술이 없었으면 우리가 개발 성공을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국내 전투기 개발, 연구개발은 계속 하시라는 거다 예산 드릴 테니까. 연구개발 열심히 해서, 밤새워서 해서, 에이사레이다 개발하시라는 거다. 그건 하시되 그게 성공하면 그때 가서 하면 되지 R&D(연구개발)란 건 리스크가 있는 건데 무조건 된다고 자신하면서 왜 플랜B를 안 세우냐는 거다.


-특히 KF-X사업 관련해 책임문제를 강조했다.

▶대통령 포함해서 장관, 방사청이 어물쩍 넘어가면 10년 뒤 문제 나타나도 아무도 책임 안 진다. 우리가 그런 책임을 진 적이 없지 않나. (김관진 실장 문책론도 나오는데?) 저는 10년 후, 20년 후 책임에 대해서는 따지는데 지금 책임에 대해서는 별로 안 따졌다. 외교안보수석 하나 물러나고 국가안보실장 물러나고 국방부 장관, 방위사업청장 하나 물러나는 것보다  KF-X에 대해 올바른 해법을 제시하는 게 몇백 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그사람 하나 물러난들 밑에 일하는 사람들 똑같다. 그러니 제발 좀 전면 재검토를 해서 앞으로 이 사업이 어떻게 갈지, 실패할 경우 어떻게 할지 설득을 하면 예산 드리겠다는 거다.


/사진=유진수 작가

-행정부와 국회와의 관계를 포함해 새누리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준비해야 할 과제가 뭐라고 생각하나.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은 스킨십을 더 가까이해주길 바랄 텐데.

▶과거 방식의 스킨십 그런 문제는 아니다. 인물 중심의 계파는 끝나간다고 본다. 이제는 정책노선, 철학, 이념 이런 걸 가지고 어떤 보수가 돼야 하느냐 갈등하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해야 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새누리당 안에 더 보수적인 분들, 개혁적인 분들이 당 안에서 경쟁을 하는 건 굉장히 좋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제 역할이 있으면 언제든지 무슨 역할이든 다 할 것이다.

 

-의원께서 꿈꾸는 보수, 용감한 개혁이 새누리당과 부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나.

▶우리 지역구가 대구에서 제일 가난한 지역구다. 거기 시장이 있는데 방촌시장이라고, 그 시장에서 껍데기 하나 깔고 나물 뜯어온 거 팔고 그 추운 데, 더운 데, 길에 앉아서 온갖 피부 다 터가면서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새누리당이다. 대구만 그런 게 아니고 수도권에도 굉장히 어렵게 사시는 빈곤층, 차상위 계층 분들 중에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의외로 많다. 그걸 보면 우리 새누리당이 그런 분들한테, 맹목적으로 지지해주시는 데 응답하고 반응하고 노력하는 보수당이 돼야지 우리가 왜 재벌당이란 소릴 듣고 부자당이란 소릴 듣고 기득권 당이란 소릴 왜 들어야 하나 이거다. 제가 추구하는 따뜻한 보수라는 건 정책적인 지향을 그런 고통받는 국민들, 비정규직, 청년실업자, 독거노인, 그런 분들을 위해 뭔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새누리당이면 되겠다 싶고, 그러려면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거다.


-19대 국회에서 꼭 이루고자 하는 게 있는지.

▶사회적경제기본법 통과 안 된 게 많이 섭섭하다. 사회적경제기본법 가지고 우리 당, 정부, 청와대에서 좌파 법안이라고 비판하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조금 변형된 제안을 했는데?) 그건 완전 다른 얘기다. 사회적경제 거래소, 사회적기업 거래소는 완전 다른얘기다.


-인간 유승민은 어떤 사람, 어떤 정치인으로 남고 싶으신지.

▶전 제일 보수적이라는 대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대구에 대한 프라이드가 센 사람이다. 그리고 새누리당에 들어왔다. 전 스스로 TK(대구·경북) 적자라고 생각하고 보수의 적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보수 안에서도 불합리나 부조리, 비리 이런 걸 바로잡으려고 노력한 정의로운 보수, 보수 안에서도 우리 사회의 약자, 소외계층, 고통받는 약자를 위해 노력했던 정치인으로 기억되면 제일 좋겠다.


-대구 출신에 엘리트이고 보수당에 오래 있었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갖게 됐나. 개인적인 계기가 있었는지.

▶제가 무슨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나서 유학 다녀왔다고 말씀 하시는데 저희 할아버지는 빈농이었고 아버지는 빈농의 막내로 태어나셨다. 전 아버지, 할아버지를 보면서 교육에 관심이 컸다. 우리가 희망의 사다리를 이야기하는데 교육이라는, 사회가 줄 수 있는 기회에 대해 관심이 크다. 전 지역구 국회의원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새누리당 안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하시는 분들은 저같은 생각을 어느정도 다 하실 거라고 보고 해야 한다고 본다. 저 혼자 유별난 게 아니다.(웃음)


/사진=유진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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