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보다 경제…여야 모두 질타한 설 민심

[the300]與 "소상공인 살려달라 일색"-野 "누리과정 국가가 책임 지라더라"

취재=the300, 정리=김성휘 기자 l 2016.02.10 18:11

설 연휴중인 9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외국어 학원에서 취업준비생과 대학생들이 350여명이 들어가는 강의실을 가득 메운 채 설 특강 토익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학원측에 따르면 설 연휴기간인 5일동안 인기토익 강사의 설 토익특강에 5천여명의 수강생이 몰려들었다. 오는 5월부터 토익 유형이 10년만에 변경된다. 토익유형 변경을 앞두고 취업준비생들이 기존의 토익유형에서 고득점을 노리고 있다. 2016.2.9/뉴스1


여야 국회의원들이 겪은 설 민심은 추운 날씨만큼이나 매서웠다. 전국 각지에서 명절을 보낸 의원들이 1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알려온 현장의 목소리는 정쟁보다는 민생경제 해법을 정치권에 요구하고 있었다. 이번 설은 예년과 달리 북한의 기습적인 미사일 발사실험이 벌어졌다. 정치권이 전례없이 설연휴 기간 국회를 소집할 만큼 긴박하게 움직인 것에 비하면 경제보다는 후순위 화제였다.

수도권, 안보엔 무감 경제는 유감= 수도권 주민들은 구체적인 법안을 지적하기보다는 경기 활성화를 피부로 느끼기 어렵고, 앞으로 나아질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여기엔 정치불신이 깔려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이 설 식탁을 장악하지는 못했다. 여야 의원들은 국민이 체감하는 생계문제가 더 급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북한발 안보위기에 늘 노출되다보니 일종의 내성이 생긴 측면도 있다고 봤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서울 강동갑)은 "구체적으로 어느 법안 이런 것보다 '장사가 너무 안돼요'하는 것"이라며 "업종 가릴 것 없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일반적인 사람들은 미사일 얘기는 잘 안하더라"며 "남북·군사 문제에 대해 둔감해진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수석대변인 김영우 의원(경기 연천포천)은 "추운 날씨만큼이나 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는데 정치권에서 법안처리도 제대로 못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같은 당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은 "정쟁은 그만두고, 정부와 힘을 합쳐 난국을 잘 헤쳐가야지 않겠느냐 하는 목소리가 많더라"고 말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구(경기 양주동두천)가 군부대가 많은 경기 북부임에도 "오히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동요하지 않는다"며 "먹고사는 것이 힘든데 북한도 저러니까 신경을 쓰는 정도"라고 했다. 정 의원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 살리겠다고) 저러는데 (국회는) 싸움이나 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영남 박근혜정부 성과-호남 야권분열 이슈= 비수도권 지역도 서민의 체감경기 침체가 심각했다. 농촌과 도·농 복합지역은 쌀값이 최대 민생, 반면 도시지역은 경기에 민감해 지역 특색을 드러냈다. 영남은 새누리당, 호남은 더민주당 등 야권이 우세한 가운데 박근혜정부의 성과에 대한 논란, 야권의 분열상 비판도 들렸다.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대구 북구을)은 "올 설민심은 서민 경제, 소상공인을 살려달라는 목소리 일색이었다"며 "대통령 일 잘하게 해달라, 경제활성화법 통과에 야당을 설득하는 것도 여당의 몫이라고 말씀들 하시더라"고 전했다.

같은 당 이진복 의원(부산 동래)은 "우리 지역구는 공장이 주택 상가에 있고 소상공인들이 많다"며 "이번 설은 정말 국회에 대한 비토가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활성화 법안도 야당이 발목 잡아 통과 안 시켜주고 있으니 이번 총선에서 야당을 혼내달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반면 박수현 더민주 의원(충남 공주)은 "정부가 제시한 30개 경제활성화법 중 29개가 통과됐다고 잘 설명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 당시 80kg 쌀 한 가마에 21만원이었는데 올해는 12만원이다. 차라리 쌀을 태평양에 쏟아 버리라고 한다"고 성난 민심을 전했다. 박 의원은 지역주민에 '전화세배' 2000통을 목표로 10일 현재 800통을 돌렸다고 한다. 이번주까지 2000통의 전화를 다 돌리겠단 목표다.

김성주 더민주 의원(전북 전주 덕진)은 "노인들 만나면 복지 이야기, 젊은이들은 누리과정, 보육·교육에 관심 많더라"며 "(누리과정은) 국가가 깔끔하게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같은 당 김우남 의원(제주시을)은 "중국인 투자 문제 등으로 제주도 땅값이 급등, 땅값은 부의 양극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심 갖고 대책을 세워달라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했다.

야권 분열과 관련해 강기정 더민주 의원(광주 북갑)은 "민주개혁세력의 맏형으로 (더민주에) 책임감을 요구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전남 목포)은 SNS를 통해 "호남에서 더민주와 국민당 지지도의 간발의 차이 경쟁은 의미 없다"며 "동료의원들이 야권 분열의 어려움을 피부로 절감했다며 야권 통합운동의 박차를 가해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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