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3 이한성·이노근·최민희 쓴맛, 대정부질문 선거 징크스?

[the300][랭킹뉴스⑦]김재원 등 선거구조정 영향도…김현숙-김용익 여야 '믿을맨'

김성휘 기자 l 2016.04.20 05:40
19대 국회의원 대정부질문·긴급현안질문 순위/머니투데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펼치는 대정부질문과 긴급현안질문에 많이 나선 국회의원들이 총선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국회사무처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4년치 대정부질문·긴급현안질문 기록을 받아 분석한 결과다.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은 대정부질문만 10회를 치렀다. 임기중 한 차례도 하지 않는 동료의원에 비하면 압도적이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9회,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8회로 두각을 나타냈다. 세 사람 모두 20대 총선에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낙선했다.

국회의원이 본회의장 발언대에 서는 것은 전국민을 상대로 발언한다는 의미가 있다. 대정부질문과 긴급현안질문은 하고싶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여야 정당의 합의와 국회의장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 야당은 국정 현안을 예리하게 파헤칠 저격수를, 반대로 여당은 소방수를 내세운다. 그런 점에서 톱3 의원들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한성 의원은 7차례는 정치, 3차례는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섰다. 2014년 정기국회때 개헌과 휴대폰 감청 등 야당의 공격적인 이슈를 막는 소방수로 나섰고 정부에는 군피아 등 부정부패 척결을 요구했다. 

이노근·최민희 의원은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화제를 뿌린 이른바 '빅마우스'다. 소속당 입장에선 '전투력'이 우수한 편이어서 자주 내보내게 된다. 이노근 의원은 세월호 사건, 공무원연금개혁 등에 대한 두차례 긴급현안질문에도 나섰다. 흔히 박원순 저격수로도 불리는 이 의원은 야당 소속 박 시장에 대한 집요한 면모로도 정평이 났다. 최민희 의원은 언론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박근혜정부의 아픈 지점을 콕콕 짚곤 했다. 정부여당 인사들이 껄끄러워 하는 발언자다.

이처럼 실력을 검증 받은 의원일수록 총선 결과가 나쁜 걸까. 대정부질문을 다음 선거의 무덤이라 단정할 순 없다. 5~7차례씩 대정부질문을 한 의원들의 20대 총선 당선율은 대정부질문 횟수와 무관하게 움직였다. 이한성·김재원 의원의 공천탈락은 선거구 재획정(통폐합)도 한 요인이다.

대정부질문이 의정활동 전체를 대변하지 못하는 측면은 있다. 날카로운 대정부질문은 때로 국민적 화제가 될 수 있지만 치밀한 지역구관리나 실제 법률과 정책을 바꿔내는 입법성과가 보다 중요해보인다. 물론 당의 요청으로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면 공천심사 등에서 평가해줘야 한단 지적도 있다.

여당의 한 보좌관은 "대정부질문 준비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든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중진보다는 초재선 의원이 단골이다. 정당별로 믿고 맏기는 '선수'들도 있다.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김현숙 전 의원은 긴급현안질문만 세차례 등장, 새누리당이 신뢰하는 '스피커'였다. 야권에선 김 수석처럼 보건복지 전문가인 김용익 더민주 의원이 세 차례 긴급현안질문에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무소속 의원 시절 '기초연금 및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 논란' 관련 긴급현안질문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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