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20대 국회, 이법만은③-모바일 청구서

[the300]종합

정영일 김태은 기자,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l 2016.05.19 10:08

단 26글자 때문에 사라지는 1만그루의 나무들


통신이나 신용카드 등 민간 영역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각종 요금 청구가 이뤄지는 모바일 청구서 사용이 확산되고 있지만 공공분야에서의 활용은 저조하다. 때문에 연간 수백억원 이상의 경제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해보인다. 

국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모바일 청구서 도입을 위한 관련법 개정에 나서고 국정감사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소극적인 정부와 다른 의원들의 무관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방세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자치부의 경우 자체 개발앱을 고수하는 등 부처 이기주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폰 4000만명 시대, 공공부분은 아직도…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청구서를 공공분야에 도입할 경우 예상되는 비용 절감액은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종이청구서의 경우 인쇄비와 발송비 등을 포함해 1건당 360~500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비해 모바일 청구서의 경우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서버 운영비와 인건비 등 최대한 늘려잡아도 1건당 130원 수준이다. 

1000만명에게 연간 10건의 지방세 고지서(총 1억장)가 모바일 청구서로 발행된다면 종이 고지서 발행시보다 230억~370억원의 비용이 절감된다. 고지서 1억장을 만들 경우 30년산 나무 1만그루와 물 10억리터가 필요하며 종이 생산과정에서 탄소 29만5000kg이 발생한다는 추정도 있다.(A4 용지 기준)

모바일 청구서는 발송과 동시에 고객이 확인할 수 있는데 비해 종이 청구서의 경우 제작과 인쇄, 우편배달 등을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빨라도 발송일로부터 3일 이후에야 고객이 받아 볼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사 등 주소지 변경시 반송되는 경우도 많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노출 위험도 있다. 

◇모바일 청구서 가로막는 지방세 기본법

공공부문에서 모바일 청구서 활용이 지지부진한 것은 관련 법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표적으로 지방세기본법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지방세기본법에는 전자우편주소 또는 지방세정보통신망의 전자사서함으로의 수신만을 전자송달로 규정하고 있다. 

모바일 청구서의 경우 현행법상 세금 고지로의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종이 청구서를 병행하기 때문에 생기는 비용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모바일 청구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는 지방세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9대 국회에서는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과 김기선 같은 당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 자체는 간단하다. 지방세 고지를 전자적 방법으로 송달하는데 있어서 스마트폰 앱을 대상에 포함시키는 수준이다. 권의원 안의 경우 이메일과 함께 스마트폰 앱을 송달대상에 포함시키는 정도라 기존 지방세기본법에 추가되는 법조항의 글자수가 26자밖에 안된다. 

◇소극적 정부, 이용자 부족한 정부앱 위한 것?

정부는 모바일 청구서 활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통합지방세정보시스템 상의 전자사서함에 세금 고지를 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자사서함에 접근, 공인인증서를 통해 본인을 확인하고 세금을 낼 수 있는 식으로 서비스를 개발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행자부는 이에 따라 '스마트 위택스(wetax)'라는 지방세 납부 전용앱을 개발해 2014년 7월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국 지방세의 부과내역과 체납내역, 환급금에 대한 조회와 납부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앱 다운로드 건수나 앱을 통한 지방세 납부 규모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부문 모바일 청구서 활성화를 위해 이미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민간 모바일 청구서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46개 지자체 無法 상태인데, 늦어지는 법 개정




모바일 청구서 활성화 법안은 19대 국회에서 2차례 발의가 됐지만 정부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의원들간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입법화에 실패했다. 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은 2013년4월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같은해 6월 전체회의에 상정된 후 11월 법안소위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는 모바일 청구서 서류 송달 시점을 규정하는 부분이다. 모바일 청구서는 특성상 서류 송달 시점이 이동통신사 중계서버에 서류가 저장된 때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장기 해외 여행 등 특수한 사정으로 스마트폰을 한동안 켜지 않은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지의 법적 효력은 발효가 되고 납부기한이 지나 과태료까지 부가가 되고 있는데 정작 세금을 내야할 사람은 고지를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도 가능하다. 이같은 허점을 역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있을 수 있다. 

또 다른 논점은 개인정보 보호 이슈였다. 일부 의원들은 모바일 청구서 사용시 이동통신사 중계서버에 납세 관련 정보가 저장된다는 점을 우려했다. 정보 유출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정부 측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민간 서버가 법에 따라 국정원의 보안심사 대상이 된다고 해명했지만 의원들은 우려를 이어갔다. 

김기선 의원은 당시 법안이 상정된 전체회의에서 "지금 스마트폰으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약 46개가 이미 (청구서 서비스를) 시행을 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지방세 납부 고지 방법의 근거조항을 두지 않는 것은 도리어 법 위반 상태를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들 지자체들은 모바일 청구서를 발송해도 다시 우편이나 이메일을 보내는 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 역시 지난 2월 비슷한 내용의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안이 전자송달 대상에 '스마트폰 등 휴대용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해 접근할 수 있는 곳'을 추가하는 내용이었던과 달리 권 의원안은 '명의인이 지정한 소프트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부속한 저장공간'을 포함시키는 내용이다. 

고지의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 위해 김 의원안과는 다른 식의 접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즉 스마트폰앱에 모바일 고지서가 도착을 한 시점을 효력 발생 시점으로 법안에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법안발의 직후 여의도 정치권이 총선 분위기에 휩쓸리며 개정안은 전체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의 길을 가게 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모바일 청구서 이슈가 제기됐다. 권 의원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을 상대로 "2014년 기준으로 가입자 1500만명이 종이 청구서로 수령을 하고 있다. 이것을 발송하기 위해 쓰는 돈이 연간 600억원에 달한다"며 "미래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모바일 청구서를 쓸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한다"고 질의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우리 정부가 정보통신전략회의에서 이런 것을(모바일 청구서) 하자 그러면 각 부처가 따로 만들 것"이라며 "이렇게 하지 말고 민간에서 만든 것을 쓰도록 유도를 하는게 더 경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양희 장관은 이에 대해 "법적 개정도 해야겠지만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답했다.  ·



[막전막후 속기록]"정부, 하자는 거야 말자는 거야?"…"우리가 할 테니 예산 좀"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황영철 국회 안행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안행위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주택 취득세율을 영구인하하고, 이를 정부 대책 발표일인 8월 28일부터 소급적용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2013.12.9/뉴스1


모바일 청구서를 통해 지방세를 납부하는 방안에 대해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의 태도는 모호했다. 법안에 반대를 하면서도 그 필요성은 인정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드러난 속내는 이랬다. 민간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모바일 청구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만들지 말고 대신 정부가 할 테니 예산을 달라는 것이다.

지난 2013년 11월 5일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된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지방세법 개정안은 모바일 청구서 시스템이 초래할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우려하는 소위 위원들의 반대와 정부의 계산속에 의해 결국 보류됐다. 김기선 의원의 개정안은 지방세와 관련된 서류의 송달방법에 스마트폰 등 이동전화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미 46개에 달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세 납부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통한 서류 송달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논의 시작부터 정부의 불분명한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이경옥 안전행정부 제2차관 : 현재 시대에 맞게 스마트폰으로 지방세를 납부하고 고지․송달하는 구조는 필요하다고 인정한다. 우려되는 것은 민간사업자에 대한 개인정보 문제와 스마트폰 분실 시 고지의 효력 문제 등 몇 가지 안전성 문제가 있다.
◇백재현 위원 : 결론이 무엇이냐? 도입하자는 얘기냐, 하지 말자는 거냐?
◇진선미 위원 :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과 가지지 않은 사람의 차별도 있고 지금처럼 서비스로 하시는 게 맞다. 만약에 이렇게 된다고 하면 스마트폰의 모든 전화번호를 다 확보해야 되는데 개인정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보인다.
◇이경옥 제2차관 : 만약에 한다면 본인이 동의했을 때 할 것이다. 
◇유대운 위원 : 스마트폰에 찍힌 시점을 통보 받은 시점으로 특정한다는 게 첫 번째 문제고 두 번째 문제는 모든 정보가 민간업자에게 저장된다는 것이다.
◇황영철 소위원장 : 정부 쪽에서 충분히 검토를 안 하신 느낌이 있는데?
◇서승우 안전행정부지방세분석과장 : 법적으로는 전자문서를 전자로 송달하고 서비스할 때는 반드시 전자정보법이나 국가정보원법에 의해서 국가정보원 보안 심사와 그 기술에 대한 보안 적합성 심사를 거쳐야 하고 서비스가 시행되고 나도 이행 확인 여부를 국정원에서 점검하게 돼 있다. (법적 근거가) 들어간다면 지자체가 국정원 심사를 거쳐서 서비스를 해야 한다. 지금은 보완적으로 하더라도 사실은 국정원 심사를 받아야 되는데 일부는 국정원 심사를 받지 않고 지금 부가서비스를 하고 있다.
◇진선미 위원 : 그러니까 오히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지방자치단체에 문제제기를 해야 된다는 것이다.
◇황영철 소위원장 :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게 좋다는 거냐, 지금 정부 입장은?
◇이찬열 위원 : 하지 말자는 얘기 아니에요, 그러니까?
◇백재현 위원 : 정부에서는 하고 싶어 하는 거잖아.

정부 입장이 무엇이냐는 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안행부는 그제서야 속내를 털어놓았다. 위원들이 지적한 모바일 청구서의 문제점보다는 안행부가 예산부족으로 보류한 사업을 민간사업자가 할 수 있도록 해선 안된다는 것.

◇서승우 과장 : 저희들은 사실 지방세 파트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지방세 납부를 하려고 하는 계획이 있었다. 통합지방세정보시스템에 있는 전자사서함에 부과 고지가 되면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납부를 할 수 없다. 스마트폰과 관련된 앱을 개발해서 스마트폰으로 전자사서함에 접근해 공인인증서를 통해서 본인을 확인하고 전자사서함에 가서 스마트폰으로 낼 수 있다. 민간통신업자를 통하는 게 아니라 기존에 저희가 서비스하고 있는 지방세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서 가는 것이다. 예산만 확보되면 저희들이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유대운 위원 : 잠깐만, 이게 정부입법이 의원입법으로 온 거예요, 아니면 순전히 김기선 의원이 낸 법률을 지금 설명하는 거예요?
◇서승우 과장 : 의원입법이다.
◇유대운 위원 : 그러면 그렇게 얘기하면 안된다. 하지 말아야 될 법률을 자꾸 그런 식으로…….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을 했지 않느냐?
◯박성효 위원 : 김기선 의원은 주민들의 편리를 제고하기 위해서 이런 법안을 제안했는데 이걸 진행하다 보면 예기치 않은 부작용과 마이너스가 우려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이걸 법에서 송달 수단으로 규정하기에는 아직 굉장히 미흡하고 위험하고 챙겨야 될 게 많다. 
◇황영철 소위원장 : 다시 한 번 정부 측에 물어보겠는데 답변을 길게 했지만 본질적인 답변은 하나도 안 하네요. 그러니까 정부가 이 법안을 보고서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무슨 뜻인가?
◇백재현 위원 : 하겠다는 의지인지 안 하겠다는 의지이지 확인이 안 돼.
◇이경옥 차관 : 취지는 상당히 좋지 않느냐? 취지는 좋은데 지적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좀 더 보완하도록 검토하겠다. 
◇서승우 과장 : 안전행정부에서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통합지방세정보시스템이나 위택스를 통해서 스마트폰 서비스를 계획을 하고 있었다. 2014년도부터 서비스를 하려고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획재정부 심사 과정에서 예산이 확보가 안 됐다. 그런데 민간업자가 부가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법안 개정이 통과가 된다면 법에 의해서 국정원에서 보안 심사를 받아서 할 수밖에 없고 민간 서버에 대한 위험성, 개인정보 유출의 가능성을 100% 확신할 수가 없다.
◇황영철 소위원장 : 위원님들의 우려가 상당히 있고 정부 쪽에서도 이 법안의 시행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이 안 돼 있고 준비가 안돼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법안은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서 위원회에 계류토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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