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터뷰]정진석 "여야 짝짓기 해야 대권 잡는다"

[the300]"대통령제는 불행한 역사, 개헌은 이제 시점의 문제"

구경민, 우경희 기자 l 2016.08.25 05:40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사진=머니투데이 더리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내년 대선에서 여야 후보 간 짝짓기가 대권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행 대통령제는 사실상 효력을 다했다고 진단했고, 대권주자들이 얼마나 효과적인 '개헌론'을 내놓느냐가 대선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 더(the)300과 인터뷰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 거론되고 있는 어떤 후보, 어떤 대선주자도 '단기필마'로 혼자 내년 12월 (대선) 고지에 올라설 수는 없다"며 "여야 구분 없이 짝짓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지역맹주' 시대는 갔으며 시대정신에 맞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며 "일자리,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등 세 가지 주제에 처방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에도 젊은 대권 후보군이 있는데, 이들이 공정한 링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 지도부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여권의 유력 대권후보로 손꼽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해서는 "국제관계-남북관계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라며 "다만 결단력 있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느냐가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 차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당내 다수가 사퇴하는 것이 순리고 상식이라고 생각한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의혹제기는 돼 있지만 입증된 것이 없으니 우 수석이 형사법적 팩트와 어떤 정서법적 기준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문회 정국과 관련해서는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기국회의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호투)'가 어려워졌는데, 이는 협치의 근간을 흔드는 야당 내 친노강경, 운동권 세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행 대통령제는 "불행한 역사"라고 평가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간 단 한 차례도 대통령이 퇴임 후 평탄한 적이 없었는데, 이는 대통령제가 승자가 모두 갖는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 형태이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제에 한계가 온 상황에서 권력을 분점하고 분할하는 개헌은 이미 시점의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대권주자들이 당선되기 위해서는 국민이 원하는 개헌론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독일식 내각제 모델을 예로 들며 "임기를 절반만 하고 대의를 위해 물러나면 21대 총선 즈음해 대통령-수상을 함께 뽑는 방법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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