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특위…"옥시본사 비협조 뒤에 英 정부 개입" 의혹 제기

[the300]우원식·하태경 의원 25일 회견…"사실이면 매우 심각"

김세관 기자 l 2016.08.25 16:13
우원식 가습기살균제 특조위 위원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국회회의실에서 열린 환경부.고용노동부.국립환경과학원.안전보건공단에 대한 현장조사 중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는 25일 옥시 영국 본사(레킷벤키저) 현장 조사 불발과 관련, 방문 취소의 가장 큰 이유가 된 옥시 본사의 비협조에 영국 정부가 관여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위 위원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특위 위원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 정부의 입장 발표를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먼저 기자회견을 진행한 우 위원장은 "특위가 진상규명을 위해 옥시 영국 본사 방문을 계획했지만 본사의 적반하장 태도와 비협조로 무산됐다"며 "문제는 무산의 배경에 영국 정부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우 위원장은 "옥시 영국 본사는 (당초) 특위의 방문을 통보받고 피해자 가족과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사과문 발표와 청문회 출석 명단 통보를 밝혀왔다"며 "그러나 방문 일정이 임박해 특위의 조사활동 및 사과문 발표 등 전 과정을 비공개로, 명단을 미리 주기로 한 청문회 참석자도 영국에 와서 이야기 해보자고 일방적인 요구를 해 왔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이처럼 본사가 태도를 돌변한 배경에 혹시 영국 정부가 있는 것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8월14일 영국 본사가 보내온 레터에 특위 방문의 언론 비공개 요청이 있었는데, 이것이 '영국 정부의 요청사항'이라고 밝힌 내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이에 위원장실에서 영국정부의 요청사항이 무엇인지 등을 공식 요청했고. 옥시 영국 본사는 '특위의 방문이 조사 형식으로 진행될 경우 관련 권한은 대한민국 영토에 국한되므로 레킷벤키저는 특위와의 미팅에 공식적으로 응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들었다'라고 답변했다"며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영국 정부가 개입했음을 추가로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우 위원장은 "(진상을 밝히려는 대한민국) 국회의 활동이 만약 영국 정부에 의해 가로막힌 것이라면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사태"라고 말했다. 

뒤 이어 기자회견을 진행한 하태경 의원도 "그간 옥시 영국 본사가 특위에 보내온 서신중에는 '영국 본사의 지침'을 언급한 대목이 있다"며 "그러나 주한영국대사관에 공문을 보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옥시 본사에 어떤 지침도 전달한 바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우원식 위원장이 밝혔듯이 '영국정부의 요청사항' 이 무엇인지 문의해 들었던 옥시 본사의 대답(특위와의 미팅에 공식적으로 응할 의무가 없다고 들었다)과는 내용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만일 옥시 영국 본사가 있지도 않은 '영국 정부의 지침'을 이유로 특위와의 만남을 거부한 것이라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이에 영국 정부에게 이 사안의 진상을 명확하게 밝혀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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