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공론장 나온 모병제..찬성 확산, 왜?

[the300][머니투데이 the300-미디어리서치, 모병제 국민 여론조사]③금기시→공론장 나온 모병제

김성휘 기자 l 2016.09.12 05:52


모병제 도입을 찬성하는 여론이 높아진 것은 더이상 모병제 논의를 금기시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에다 청년실업, 병역비리 등에 따라 징병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일 공개된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 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서 모병제 찬성론(51.1%)이 반대론(43.9%)을 앞섰다. 대선주자 등 정치권이 모병제 논의에 다시금 나선 데다, 각종 문제를 안고 있는 징병제를 지금처럼 놔둬선 곤란하다는 여론이 전보다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모병제 찬성 응답자들이 꼽은 찬성이유는 군 전문성 강화(44.3%), 청년 일자리(26.7%), 병영문화 개선(14.4%) 등이다. '의무'로 일정기간 복무하는 군 경험이 군 전력은 물론 개개인의 능력개발에도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회의론이 적지않다. 모병제 도입시 각 장병의 전문성 등 군의 능력을 키울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장교·부사관 등 간부급 외에 사병을 '취업' 개념으로 보면 청년실업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도 나타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의무복무하는 제도가 청년의 경제활동과 사회참여를 늦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군내 총기사고는 물론, 사회지도층의 병역회피 의혹 등이 끊이지 않은 것이 모병제 논의를 뒷받침했다.

찬성 이유에는 세대별로 미묘한 차이도 보였다. 중복응답 없이 객관식으로 1개 이유만 선택하는 조건에서 병영문화개선을 지지하는 응답은 20-30대에서 20%에 가까울 만큼 비교적 높았다. 자신이 입영 대상이거나 군대를 막 다녀온 입장에선 군 생활과 병영문화의 부정적 면에 대한 체감도가 중·노년층보다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모병제에 찬성하는 60대 이상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첫손에 꼽았다.

최근 모병제 도입론은 정치권이 촉발했지만 이 같은 지지여론이 다시 정치권 논의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다. 미디어리서치 관계자는 "대선주자와 정치권에서 언급하면서 모병제에 관심이 늘었다"며 "모병제가 심각한 청년취업 상황에 돌파구가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와, 병영 사건사고가 축적돼 지금의 징병제는 개선을 고민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여론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모병제 찬성과 반대가 여전히 팽팽한 상태인데다 반론도 큰 만큼 향후 논의를 이어갈 대목이 적잖다. 이번 조사에서 모병제 반대자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모병제 도입시 가난한 젊은 층만 입대할 수 있다는 이유를 선택, 사회적 우려를 드러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0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여 1000명을 대상 유·무선 임의번호걸기(RDD)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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