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차기 대통령 임기 2년3개월로…11월에 변화올 것"

[the300]제3지대·분권형 개헌 주장, "김종인과 호흡…孫도 있어"

김성휘, 진상현 기자 l 2016.09.19 05:45
정의화 전 국회의장 인터뷰/사진=홍봉진 머니투데이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권 '제3지대'와 관련해 주목 받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을 위해 차기 대통령 한 차례만 임기를 2년 3개월로 줄이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차기 대통령에 한해 5년 집권을 2년3개월로 줄이고 그 안에 헌법을 고치면 2020년 21대 국회의원과 차차기 대통령이 임기를 함께 시작할 수 있다.

정 전 의장은 자신이 퇴임과 함께 세운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 여의도 사무실에서 18일 더300(the300)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또 이 같은 구상에 대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호흡을 맞추는 단계에 들어갔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도 만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대선을 1년3개월여 앞둔 지금을 "대한민국이 주저앉느냐 발전하느냐의 전환기"라며 "나라의 틀을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하는데 가장 우선되는 것이 개헌"이라고 밝혔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더 좋아질 때까지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면서 차츰 내각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 개헌 요구는 차고 넘친다. 권력구조에 대변화를 가져오는 개헌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냔 회의론에 부딪치곤 한다. 정 전 의장은 이를 돌파할 방안으로 차기 대통령, 즉 2017년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결단을 주문했다. 임기 단축과 임기 1년내 개헌을 공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선주자들이 2년3개월로 임기를 줄이고 취임 후 1년내 개헌하겠다 하면, 새로 개헌한 헌법을 갖고 다음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라며 "달리기로 말하면 출발선을 새로 그어서 같이 나가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의장은 권력을 누리기 위한 특정 개인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세력이 '팀플레이'로 집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주자들에게는 "내가 꼭 대통령이 돼야겠다는 개인욕심을 버리고 나라를 새출발시키겠다는 데 승부를 걸어달라"고 요구했다. 자신도 이번 대선에서 이런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가진 후보를 밀겠다고 했다. 정 의장은 "내가 말하는 빅텐트나 플랫폼이 이런 뜻에 어울리는 사람을 모으자는 것"이라며 "그중에 '내가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옹립해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지난 대선은 벼락치기로 임했다"라고 고백한 것을 인용하며 "국민들도 더이상 현혹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물론이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도 드러낸 걸로 풀이된다. 정 전 의장은 "(벼락치기로) 국민 귀에 쏙 들어갈 이야기를 그때그때 외워서, 자신이 꼭 그런 사람인 양 하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면 본래의 자기가 다 드러나지 않느냐"며 "평소에 화합, 소통하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팀플레이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인터뷰/사진=홍봉진 머니투데이 기자

'새 한국의 비전'은 정 전 의장이 제3지대 정치세력화를 모색하기 위한 창당 전 단계로 평가된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제3지대 세 규합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른바 제3지대를 '정상지대'로 명명하고 중도적 합리적 인사들의 결집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 주역으로는 김종인 전 대표, 손학규 전 대표 등 여야를 아우르는 인물이 유력하다. 국민의당도 여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여야 거대정당에 탈당파가 거의 없는 점, 제3지대를 규합할 강력한 구심점에 없는 점에 "(여야에) 정말 이건 안되겠구나 하는 결론이 떨어지면 올해 11월 중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예년에는 대선 1년반 전에 대개 후보가 떴지만 다음 대선은 그렇지 않고 내년 6-7월 정도에 과거와 다른 양태의 새로운 움직임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출마설도 있었는데, 향후 정치구상은.
▶사회 분위기를 '한 번 해보자'로 바꿀 필요가 있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대한민국이 나를 보호해주는구나, 나라를 위해 세금 10원이라도 내야겠다'하는 분위기로 바꿔야 한다. 나는 대통령을 하겠다는 생각보다 그 일을 하려는 것이다.

-야권에 뜻이 맞는 인물은
▶(지금까지 말한 것이) 김종인 전 대표와 상당히 공감된 이야기다. 호흡을 맞추는 단계에 들어갔다. 손학규 전 대표는 추석 지나고 서울에 올라오면 가끔 만나기로 약속했다.

-여권에 제3지대행이 거론되는 인물들은 새누리당에 남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일종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또 남아 있어야 나중에 자기 몫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상황이 그리 한가롭지 않다. 

-모병제엔 어떤 입장인가.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남북 평화 정착으로 군축이 가능한 시점일 것, 1년 복무 징병과 3-5년 복무 모병을 혼합하되 예비군의 전력을 정규군 수준으로 높일 것 등이다. 지금 (군대) 전체를 모병으로 한다면 상당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8일 시행되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기대효과를 낼 수 있을까.
▶우리가 선진국이 되는 기반 조성에 중요한 법이다. 당시 의사봉을 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다만 자영업자, 서민들이 어려울 수 있으니 (식사비 예외한도) 3만원을 5만원 정도로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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